세상속 이야기

‘태후’ 송중기의 KBS '뉴스 9' 출연, 과한 홍보였다!

Chris7 2016. 4. 1. 20:11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일약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송중기가 같은 방송사 메인뉴스에까지 출연하면서 일부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습니다. 30일 방송된 KBS1 '뉴스 9'에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유시진 역으로 출연중인 송중기가 특별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송중기는 KBS 1TV '뉴스 9'에서 최근 '태양의 후예' 유시진 역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데에 대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많은 선배들과 관계자들, 팬들의 노력과 성원 덕분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 싶고, 나이에 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즘 드라마 팀끼리 회식을 자주하는데 송혜교와도 그런 이야기를 안줏거리로 삼고 있다"며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그런 반응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9시 뉴스 출연으로 KBS 1TV는 일명 '송중기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3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뉴스 9'의 시청률은 23.3%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9일 19.7%였던 시청률보다 3.6%P나 수직 상승한 수치입니다. 특히, 송중기 인터뷰 코너 시청률은 26.5%로 이날 '뉴스9' 보도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KBS 메인뉴스인 '뉴스 9'에 배우가 출연한 것은 송중기가 처음으로, 최근 부드러워진 뉴스 프로그램의 분위기와 '태양의 후예'의 인기를 감안할 때, 출연자체는 충분히 납득이 갈 만했습니다. 문제는 KBS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것입니다. 이날 '뉴스 9'은 송중기의 출연을 제외하고도 가히 '태양의 후예 특집'이라고 할 정도로 '태양의 후예'에 관련된 내용이 넘쳐났습니다.


그 조짐은 해외 파병부대의 총선 참여 소식부터 드러났습니다. 사상 최초로 해외파병 부대원들에게도 부재자 투표가 시행됐다는 소식을 전하던 KBS는 굳이 "'태양의 후예'의 실제 모델이 된 부대"라는 멘트를 집어넣었습니다. 시청자들의 흥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라고 생각하면 여기까지도 이해할 만했습니다. 정말 낯 뜨거운 장면은 '태양의 후예'의 한류 효과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였습니다.


아예 '태후 특수, 수출 날개'라는 타이틀을 내건 해당 뉴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태양의 후예'가 이룬 '업적'을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으며 '태양의 후예'가 한류를 재 점화시킨 주역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해당 뉴스를 이어 곧바로 송중기와의 인터뷰가 진행됐고, 이 인터뷰는 송중기 본인마저 "'뉴스 9'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라고 할 정도로 팬미팅 수준의 질문들을 남발했습니다.





프라임타임 뉴스는 방송국의 자존심입니다. 게다가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더욱이 종편 등 케이블과 공중파 3사 뉴스 중 독보적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BS 뉴스입니다 (물론 정권의 나팔수 역할이란 비판도 있지만...). 하지만 이날 '뉴스 9'은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자존심이 아니라 '태양의 후예'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홍보방송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태양의 후예'가 인기인 것은 맞습니다. 자랑하고 싶은 심정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KBS의 자화자찬은 상식을 초월했고, 보는 이의 얼굴이 뜨거워질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송중기의 ‘뉴스 9’ 출연에 대해 ‘신선했다’는 등의 찬성여론도 분명 있습니다. 또한 논란에 대한 비판을 단지 인기 배우와 드라마에 대한 ‘딴지걸기’정도로 폄하 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드라마가 재미있고 주연배우가 예뻐 보여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사실 배우 송중기야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와 자사 메인 뉴스를 드라마 홍보에 과하게 이용한 방송사가 문제지... 그간 주중 드라마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던 KBS의 상황이나 국내를 넘어 범아시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태양의 후예'의 영향력 등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프라임타임 뉴스까지 홍보수단으로 전락시킨 KBS의 자화자찬은 상식을 저만치 벗어난 수준이었다고 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