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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김종인 대표 '셀프 공천' 논란 가열

Chris7 2016. 3. 21. 12:29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 공천'에 대해 당내 파장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더민주는 20일 김종인 대표를 남자 1번 전체 2번에 배치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용득 전 최고위원이 들어갔지만, 대부분 학계 전문가로 채워졌습니다. 수학자 박경미 홍익대 교수를 1번,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6번, 당직자 몫으로 송옥주 국회 정책연구위원을 13번으로 확정하고 나머지 순번은 중앙위원회 결정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중앙위는 등급별 후보자 추천과 김종인 대표가 자신을 2번으로 확정한 것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종인 지도부에 의해 서울 마포갑 지역 단수 공천을 받은 노웅래 의원은 21일 언론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 대표의 비례대표 후보 2번 추천에 대해 "지도부가 국민들의 민심을 반영해서 개선하고 시정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의원은 "정치라는 게 우리 뜻대로 하는 게 아니고 국민 뜻대로 하는 것 아니냐"며 "다수의 목소리가 (비판적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충분히 우리 지도부에서 반영해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노 의원은 '김 비대위 대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라는 질문에 대해 "별 문제가 없지 않다. 별 문제가 없으면 문제를 지적하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김종인 지도부가 들어서고 비노계 구심 역할을 하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당내 갈등은 잠복해 있지만, 노 의원은 원래는 비노계로 분류되던 이입니다. 그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구 새정치민주연합 내 의원 그룹 '구당모임(구 민집모)' 간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친노 그룹 쪽에서도 김 비대위 대표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모셔 온' 인사라는 사정, 총선 직전이라는 시점 등 때문에 공개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으나 물밑에서 느껴지는 김 비대위 대표에 대한 시선은 결코 곱지 않습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앞서 비례 공천 발표 이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그게 말이 되느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영입하면서 비례대표 앞 순번을 제안했다고는 하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며 당초 문 전 대표가 구상했던 '2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가 '김종인 단독 위원장'으로 바뀌었고, 이후 김 대표가 당규 개정 등을 통해 공천 관련 전권을 손에 넣은 만큼 '셀프 공천'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비대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법정관리인으로 초빙됐으나 당규 개정으로 대표이사가 됐고, 이후 '군주적 리더십'으로 일사천리"라며 "4월 이후 당 대표 출마를 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표가 아니라도 막전막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권력 행사를 자제할 분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조 교수는 "이제 원내 김종인과 원외 문재인의 관계 설정이 더민주의 앞길을 결정할 것"이라며 "상보적일 것인가, 상충적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편 김종인 대표는 ‘셀프 공천’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김 대표는 2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셀프 공천 논란에 대해) 당에 봉사해 주러 온 사람인데 타협은 무슨 타협이냐, 나하고 기싸움을 하자는 건데 내가 기 죽을 일이 없다”라며 언짢은 심경을 표했습니다.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내가 무슨 애착을 가질 이유가 없다. 내가 자기들한테 보수를 받고 일하는거야, 뭘하는거야"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비대위원장하려는 사람으로 다루는 것이 제일 기분이 나쁘다"며 "내가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같은 사람인데 환자가 병 낫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더이상 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해 "무슨 욕심많은 노인네처럼 만들어 가지고… 그건 하나의 핑계"라며 "지금 정체성 때문에 그러는거다. 그게 핵심인데 왜 자꾸 딴소리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려고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 대표는 또 "어제 (중앙위원들이) 저렇게 해서 일반에게 얼마나 표를 깎아먹은 줄 아느냐"며 "패권을 하려면 잘하라고 해. 그 따위로 패권행사하려고 하지 말고…"라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김 대표는 "올 것이 왔다. 내가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건 예측을 했다"며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잘 참고 견뎌주나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당에서 비례대표 명부를 수정하기 위한 비대위를 21일 연 가운데 김 대표는 당무거부를 선언했습니다. 회의엔 변재일·박영선·이용섭·김병관 비대위원과 이종걸 원내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앞서 더민주는 20일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중앙위원들의 반발로 의결에 실패했습니다.


더민주 지도부는 비례대표 후보군을 A그룹(1~10번)·B그룹(22~20번)·C그룹(21번 이후)으로 나눠 후보자 순위를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했지만 일부 중앙위원들이 당에서 전략 지정하는 후보 외에는 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김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했고, 그가 공천권을 행사해 비례대표 1번에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를 그리고 6번에는 최운열 서강대 교수를 배정했으나 이들 인사들이 '논문 표절'과 '론스타 관련'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거세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