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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결국 새누리 탈당 무소속 출마, 등 떠밀린 결과

Chris7 2016. 3. 24. 08:02

4.13 총선을 목전에 두고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3일 밤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종료됐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이 결과에 따라 결국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공관위는 또다시 유 의원 공천 문제에 대한 결정을 보류, 최고위로 공을 넘긴채 23일 오후 10시를 조금 넘어 산회를 했습니다. 무소속 출마를 위한 당적 변경 시한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내려진 이 같은 결정은 사실상 유 의원의 자진 탈당 또는 불출마를 압박하는 최후통첩 이었습니다.





공관위의 이같은 회의 결과가 전해지자 유승민 의원은 어젯밤 10시 50분쯤 자신의 대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유 의원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자신은 ‘왜 정치를 하는가’였다면서, 공천에 대하여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2000년 2월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후, 온 몸을 던져 일했다면서, 친박계에서 제기하는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진박, 비박이라는 편 가르기만 있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 이유도 자세히 밝혔습니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고, 정의가 살아 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며, 잠시 정든 집을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의원은 믿는 것은 오로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결코 멈추지 않고 용감하게 갈 것이라며,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정치에 대한 소명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의원은 이른바 친 유승민계 의원들이 경선 기회를 잡지 못하고, 공천에서 탈락한 데 대해서도 가슴이 미어진다며, 다시 당으로 돌아와 보수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뜨거운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회견 후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 및 직원들과 20여 분간 악수를 하고, 부둥켜안기도 하며 인사를 나눈 뒤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밤 11시 20분께 유 의원의 대리인이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유 의원은 공식적으로 '무소속'으로 변신했습니다. 유 의원은 이르면 24일 오후께 무소속 후보로서 첫 선거 관련 외부 행보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후보자등록은 필요한 서류 작업 등을 마치는 대로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유 의원 측은 밝혔습니다.


한편 새누리당은 공천 내홍으로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에 분주합니다. 특히 유 의원을 지지하면서 함께 어젯밤 탈당한 류성걸 의원 그리고 앞서 탈당한 조해진, 임태희 의원 등이 무소속 연대를 이룰 경우 여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이 대구 수성을에서 여성우선추천된 이인선 후보의 공천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이 지역도 다시 공천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새누리당 공천위가 공천 작업을 시작한 시점부터 최대의 화두였던 유승민 의원 공천문제가 결국 유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결론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관위와 최고위가 서로 ‘폭탄 돌리기’를 하며 최후의 순간까지도 의도적으로 결론을 내지 않자 등 떠밀려 내려진 결론일 뿐입니다. 새누리당, 특히 친박계는 처음부터 유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를 결론지어놓고 이에 대한 민심의 후폭풍 때문에 유 의원 스스로 탈당하기까지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 온갖 애를 쓴 것입니다.


의원 한사람에 대한 공천 문제로 집권여당이자 원대 최대당인 새누리가 보여준 그간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이제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문제는 어찌되었든 매듭지어졌고 남은건 선거 결과뿐입니다. 과연 민심은 이번 공천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느 후보에게 표를 주게 될까요? 참으로 궁금한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