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공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18일 밤늦게까지 논의했지만, 핵심 쟁점들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계파 갈등으로 번진 공천 파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8일 밤 9시부터 재개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최고위원들은 핵심 쟁점인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와 김무성 대표가 반대하며 의결을 보류시킨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유 의원의 공천 문제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만 재확인했습니다.
의결이 보류됐던 7개 단수 추천지역과 1개 여성 우선 추천지역 중에서는 이완영 의원 공천 건만 추인됐습니다. 대구 동갑 류성걸 의원, 분당갑 이종훈 의원을 비롯한 공천에서 배제된 유승민계 의원들의 심사 결과에 대해 김 대표가 표결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윤상현 의원 지역구에는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최고위원들은 경선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데다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도 시급한 만큼 19일 오전에 공천위 회의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친박계 외부위원들이 회의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김무성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서 공천위가 재가동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최고의 관심사항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공천 문제는 최고위가 “공관위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관위는 “최고위에 결정을 미루고 있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입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파행 중인 공관위에 대해 “공관위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데 최고위원들이 동의했다”면서 “잠정적으로 19일 오전 10시에 열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공관위 일부 외부위원들은 지난 16일 김 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 심사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공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한 처사”라며 심사를 거부해 이틀째 공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가 계속해서 보류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공관위가 지난 15일 발표한 대구 지역 공천 결과 발표에서 중구-남구의 김희국 의원, 동구갑의 류성걸 의원이 ‘컷오프’ 됐습니다. 이로써 대구 지역 현역 12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공관위 위원장(수성구갑)과 이종진 의원(달성)을 제외한 10명 가운데 무려 6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날까지 대구 공천 발표의 가장 큰 특징은 유승민계 초선 의원의 몰락과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진격입니다. 전날 발표된 공천 결과에서는 권은희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고, 이날 발표에선 김희국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탈락했습니다. 김 의원과 류 의원, 권 의원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박 후보’들과 비교해 우위를 보였거나, 박빙 우세를 보였던 만큼 이날 공천 발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말했던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그간 ‘진박 후보’로 불렸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구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은 극적으로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여기에 또 다른 ‘진박 후보’인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현역인 김상훈 의원(서구)과 경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다른 유승민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추풍낙엽식’으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김 의원은 고마워해야 한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날 발표에 따라 중구-남구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배영식 전 의원, 달서구을은 윤재옥 의원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선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친박계 핵심이자 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조원진 의원(달서구병)이 김석준 전 의원,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 이철우 변호사와 4인 경선을 치르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과연 이번 공천이 대구를 위한 공천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며 “6명의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고, 3명은 경선을 치른다. 2명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대로라면 대구 정치권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새누리당 공관위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은 당사자인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도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또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구을), 진영 의원(서울 용산구) 등 비박계 중진들도 탈락했습니다. 탈락설이 파다했던 5선의 황우여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갑이 아닌 서구을로 지역구를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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