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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경선판을 뒤흔드는 ‘밀레니엄 세대’ 샌더스에게 몰려

Chris7 2016. 2. 24. 08:27

2016년 미국 대선레이스의 초반이 지나면서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경선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참여가 승부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면서 양당 모두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젊은 층의 투표에 주목하면서 이들의 투표가 지금까지 양당 경선에서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낳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젊은 층(18∼29세)은 올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해 1946∼1965년 태생의 ‘베이비붐 세대’와 유권자 규모에서 처음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젊은 층은 유권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투표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양당 경선에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1기 선거 캠프가 활동했던 2008년 수준과 견줄 만할 정도로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끝난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들의 투표율은 2008년과 2012년을 뛰어넘었습니다. 앞서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첫 두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젊은 세대의 영향력이 입증됐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1위를 차지했지만 연령별 분포를 보면 유일하게 청년층에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청년층의 부각으로 가장 혜택을 본 후보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입니다. 샌더스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 이어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도 80%가 넘는 청년층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샌더스가 네바다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5.5%포인트 차이로 지긴 했지만 젊은 층의 지지로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지지율 면에서 샌더스는 클린턴에 20%포인트가 넘게 밀렸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8세에서 29세 유권자의 샌더스 지지율은 6개월 만에 1%에서 41%로 급등했다"고 전했습니다. 젊은 층이 정치나 사업 경험보다 진실성과 분별력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가 젊은 세대에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버드 정치학 연구회의 델라 볼프는 "젊은 세대는 단지 투표하는 것 이상의 참여를 원한다"며 "캠프의 일원이 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이후 처음으로 샌더스가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두 번째로 치러진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인종적으로 더 다양하고 진보적이라는 점은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로 분석 됩니다. 공화당 지지층이 전통적으로 백인, 기독교인, 기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하버드 정치학 연구회의 조사에 따르면 젊은 층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한 비율은 56%로 공화당(36%)보다 20%포인트 높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젊은 층과의 소통이 중요한 만큼 양당의 선거 캠프들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초선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가 승리 할 수 있었던 바탕엔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가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금융 위기’라는 거대한 쓰나미로 인해 집권 공화당 후보인 존 맥케인이 큰 핸디캡을 가지고 대선레이스가 진행되긴 했지만, 젊은 층이 전례없이 적극적으로 대선이라는 정치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서 대선판 자체를 흔들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이라는 비주류 후보가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로 대선 승리를 쟁취한 경우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샌더스 후보가 가진 3가지 핸디캡 (사회주의자, 유태계, 고령의 나이)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경선 초반 샌더스 돌풍이 불때도 그의 이런 핸디캡때문에 어디까지 그의 인기가 갈까라며 우려의 눈으로 바라본게 사실입니다. 제가 언급한 핸디캡들이 공식적으로 대선전에서 이슈화되진 않지만 경선이 접전이 되면 될수록 보이지 않는 수면아래에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한때나마 변화의 바람을 불러온 것만으로도 나름의 의미는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과연 ‘밀레니엄 세대’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은 버니 샌더스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을 넘고 현실의 벽을 이겨내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낙점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