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일본 아이돌 그룹 SMAP, 데뷔 25년 만에 해체 위기

Chris7 2016. 1. 14. 08:47

국내에도 상당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의 최정상 그룹 SMAP(스맙)이 해체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소속사인 쟈니스사무소 관계자는 13일 닛칸스포츠 등 일본 주력 매체들을 통해 "SMAP 해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해체 여부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해체 가능성도 있다는 걸 인정한 것입니다.

 

 

 

 

SMAP의 해체설이 보도되자 일본열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SMAP이 어떤 그룹인가요? 지난 1991년 데뷔 후 무려 25년 동안 활동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아이돌 그룹입니다.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지상파에서 단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 방송이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을 정도 입니다. 또 멤버 개개인 역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했습니다.

 

 

특히 기무라 타쿠야는 가히 일본 드라마의 황제라 할 정도로 ‘히어로’, ‘롱베케이션’등 수많은 히트작들에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초난강으로 잘 알려진 쿠사나기 츠요시는 일본내 대표적인 친한파 연예인입니다. 이렇듯 그야말로 일본 대중문화의 아이콘 같은 존재이기에 해체설이 흘러나온 자체가 대중에겐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일본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SMAP이 정식으로 해체를 한다면 방송계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단 일본 후지TV 프로그램 '스마스마'는 종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스마스마'는 SMAP 멤버 5명이 함께 진행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입니다. 워낙 5명의 합이 잘 맞았기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프로그램의 축 자체가 무너지는 건 예정된 수순입니다. SMAP 해체의 직격타는 '스마스마'가 맞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룹이 해체된다면 멤버들이 가수로 원활하게 활동하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나카이 마사히로·이나가키 고로·쿠사나기 츠요시·카토리 신고가 쟈니스사무소를 나가는 순간 이들은 더 이상 SMAP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못 하게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네 사람이 SMAP으로서 그룹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힘든 건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기무라 타쿠야 홀로 SMAP의 노래를 소화할 수 있을까요? SMAP이 해체하면 사실상 그룹의 곡을 멤버들의 라이브로 듣는 건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SMAP의 해체가 그룹과 소속사 쟈니스사무소 양측 모두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만약 보도대로 타쿠야만 쟈니스사무소에 남고 다른 네 명의 멤버가 소속사를 옮긴다면 이들이 새 회사에 자리 잡기 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쟈니스가 없으면 방송을 만들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쟈니스사무소는 일본 연예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재까지도 SMAP 멤버들이 알게 모르게 소속사의 후광을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현재 일본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라 할 수 있는 아라시 등 소속사 후배들과 방송에 동반 출연하거나 후배들의 목소리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들의 히트곡들이 불려지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대형 아이돌 그룹 멤버라지만 이 후광에서 벗어나 새로 시작하는 건 네 명의 멤버들에게도 녹녹치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쟈니스사무소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SMAP은 쟈니스사무소에서 가장 많은 유료 팬클럽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MAP이 해체한다는 건 이 소비자들 역시 빠져나가는 걸 의미합니다. 비단 경제적 타격만을 따지기도 어렵습니다. SMAP은 지난 1991년 데뷔한 이후 줄곧 쟈니스사무소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든든한 기둥뿌리가 뽑히는 것은 소속사에게도 뼈아픈 타격인 것입니다.

 

 

속내를 살펴보면 SMAP의 해체는(아직 해체가 결정된 건 아니지만...) 멤버간의 분쟁이 아닌 소속사 파벌 싸움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소속사 사장인 쟈니(본명 키타카와 히로무)의 조카이자 후계자로 불리는 후지시마 쥬리와 쟈니스를 지금의 위치에 올린 일등 공신이자 실질적인 매니지먼트 수장인 이이지마 미치 두 사람의 분쟁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여성으로, 이이지마 미치는 쟈니스를 성장시킨 자신의 공을 인정하지 않고 혈육인 후지시마 쥬리가 후계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파벌 다툼을 벌였고, 후지시마는 이이지마에게 퇴사까지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이지마 미치는 퇴사를 결심했고,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SMAP 멤버들 또한 이이지마와 함께 독립을 결심하게 된 셈입니다.

 

 

SMAP는 그룹 결성 이후 지난 25년 동안 일본 연예계와 대중문화를 쥐락펴락한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해 왔습니다. 큰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데뷔 후 단번에 일본 최대 음악쇼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전해 데뷔 25년 동안 무려 23회의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2002년 진행한 전국 투어의 관객 동원 115만 명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최고 기록입니다. 2005년에는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국립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SMAP의 해체는 단순한 그룹의 해체가 아니라 일본 대중문화의 상징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습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아이콘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소식에 일본열도가 들썩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