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Adult Video)를 소재로 다룬 넷플리스 예능 ‘성+인물’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AV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맞물려 출연자인 방송인 신동엽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신동엽의 ‘동물농장’ 등 여타의 출연 프로그램들에 대한 하차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OTT의 선정성 문제도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성+인물’은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에 대해 다루는 토크쇼입니다. 지난달 25일 일본편이 첫 공개됐습니다.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MC로 나섰으며, 영상에는 이들이 일본 성인용품과 성인 VR방 등을 체험하고 AV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제작진은 “평소 궁금했지만 알 수 없는 영역인 성인문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담론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는 예능적 재미를 높이는 동시에, 성문화가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관련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올려 담론을 형성하려는 제작의도로 보입니다.
AV는 영상물뿐 아니라 다양하게 파생된 상품들이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서 소비되며 일본에서 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AV는 우리나아에선 일본과 달리 불법인 데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나우(HRN)가 해당 산업의 성착취 문제를 공론화했고 (2016, ‘AV산업에 의한 여성 소녀에 대한 인권침해 조사 보고서), 일본 내에서도 법적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현주소에서 ‘성+인물’이 AV가 지닌 문제점을 등한시하고 오히려 왜곡된 성문화를 은연중에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제작진이 프로그램 공개 후 10여 일간 어떠한 입장 내놓지 않으면서 비판과 비난의 화살은 오롯이 MC인 신동엽에게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신동엽은 그간 연예인들이 쉽게 발언할 수 없는 ‘섹드립’을 아슬아슬한 수위에서 유쾌하게 풀어내 인기를 끌었는데 시청자들은 이번 논란에선 ‘도가 넘었다’며 ‘동물농장’ 등 MC를 맡은 프로그램들의 하차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물농장’등이 어린이와 청소년도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들인 만큼, 신동엽이 보기 불편하다거나 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국민 MC’ 타이틀을 지닌 신동엽에게 사회적 책임이 더 요구될 수는 있으나 제작진이 아닌 출연자에게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신동엽은 이미지와 캐릭터를 만들어 활동하는 연기자다. 19금 콘셉트의 콘텐츠를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매도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만약 이러한 비난이 쏟아진다면 다른 출연자들 또한 출연 검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성+인물' 측은 지난 2일에서야 의견을 내놓으며 "MC들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한 책임은 제작진에게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인물'의 연출자 정효민, 김인식 P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책임은 제작진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성+인물'을 둘러싼 모든 논란에 해명했습니다. 우선 AV 불법 논란에 대해 "AV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AV를 개인이 보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불법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합법과 불법이 문화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라면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충분히 의미 있게 던져 볼 화두라 생각하고 도전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 PD는 AV 여배우의 성 착취 문제에 대해서 "성인 산업에 명과 암이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하면서 '일부 암이 있다고 해서 이 분야를 전혀 다룰 수 없는 건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논란을 보며 만약 '성+인물'에 AV산업의 어두운 면까지 담겼다면 보다 심도 있는 담론이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19금 소재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성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은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정적인 여론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인물'에 밝은 면만 담긴 것이 더욱 아쉬운 부분입니다.
신동엽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성+인물'에서 어두운 면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습니다. AV 성 착취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면 신동엽이 성 착취 옹호자로 몰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슈로 인해 성에 대해 오갈 수 있었던 건강한 담론이 논란으로만 남을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세상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그맨 안영미의 '원정 출산' 논란, 노현정·이요원·유진과는 다른 반응 (0) | 2023.05.11 |
---|---|
LPGA 국가대항전 태국 우승, 고진영 전인지 등 한국은 예선 탈락 (1) | 2023.05.09 |
BTS 지민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 K-POP 최초 솔로 빌보드 차트 1위 (0) | 2023.04.05 |
쇼호스트 정윤정·유난희 욕설과 고인드립 등 계속되는 논란 (0) | 2023.04.04 |
한국야구 수준저하, 현장 외면하고 예능에 집중하는 야구 레전드들 (1) | 202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