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인 ‘최강야구’는 초대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대 감독으로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고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까지 영입하며 새로운 진용을 꾸렸습니다. 29회 원광대와의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성근 감독은 등장과 동시에 사실상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부상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의 산 역사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김성근의 등장 이후, ‘최강야구’는 백전노장의 카리스마에 바짝 긴장한 선수들의 고통받는 모습들이 서사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승엽 감독-박용택 대행 시절까지는 함께 나이들어가는 은퇴 선수들간 수평적이고 편안한 공감대가 있었다면, 김성근 체제에서는 바짝 군기가 들고 특타와 펑고를 피하기 위하여 사력을 다하여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팀내 최고참이자 얼마전까지 대행을 지냈던 박용택은 김성근 감독의 특타 지옥에 낙점되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투수조장 송승준은 김 감독의 말 한마디에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을 깔끔하게 면도하고 등장합니다. 정성훈은 졸지에 김감독을 보좌하는 작전-주루코치와 선수를 넘나들며 멘붕에 빠진 모습을 보입니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않는 마이페이스의 대표주자였던 정성훈이 우왕좌왕하다가 화장실에 가는 것까지 김 감독의 눈치를 살피는 짠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김 감독과는 가히 '절과 중'의 관계로 꼽히며 뗄레야 뗄수 없는 인연의 정근우는, 김 감독 부임 이후 더욱 몸을 사리지 않고 죽기살기로 학습효과된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김성근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즈 선수들이 아쉬운 플레이를 펼칠때마다 김성근 감독의 반응을 보여주며 '괜찮다. 특타이용권 +1 획득', '지옥행 펑고 예약' 등의 자막과 함께 일비일희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몬스터즈가 좀 더 진짜 프로팀에 가까운 분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물론 항상 진지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들이 대체로 원로인 김 감독을 어려워하는 분위기지만 정근우나 이대호처럼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까불거리고 할 말을 다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또한 팔순의 나이에도 선수들의 특타를 일일이 지도할만큼 변함없는 야구에 대한 깊은 열정, 어깨가 아프다는 심수창에게 "차라리 왼손으로 공을 던져라"고 일침을 놔서 선수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등 진지한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툭툭 던지는 의외의 유머감각까지, 인간미를 드러내는 부분들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본래 은퇴 선수들과 아마야구의 매력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최강야구’가 너무 김성근 감독 위주의 서사로만 돌아가는 것은 방향이 어긋났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김성근 감독은 현역 시절 선수혹사와 비매너야구, 프런트와의 갈등 등 구시대적인 야구관과 리더십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엄연한 다큰 성인 선수들, 심지어 은퇴한 선수의 외모까지 간섭한다거나, 트레이드마크인 특타와 펑고로 고통받는 선수들의 모습은, 예능적인 연출과 야신의 야구열정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었지만, 방송의 영향력을 앞세워 특정인의 어두운 부분까지 지나치게 미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경계해야할 부분인 것입니다.
한편 지난 23일 방송된 ‘최강야구’ 31회에서 최강 몬스터즈는 한일장신대에게 4대 3으로 패배했습니다. 앞서 원광대학교에서 2연속 콜드 승을 기록한 최강 몬스터즈의 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최강 몬스터즈는 현재 20승 6패를 기록 중으로, 남은 4경기에서 단 한 경기만 승리하면 목표했던 승률 7할을 확정 짓고 프로그램 폐지를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때문에 최강몬스터즈는 이번 경기에서 꼭 승리를 거두기를 한마음으로 바랐습니다.
최강 몬스터즈는 9회 말까지 고군분투했지만, 단 한 점 차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4대 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24승 달성 시 약속했던 오키나와 전지훈련도 물거품이 되고만 것입니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3경기만에 처음으로 겪는 패배에 최강 몬스터즈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선수들에게 김성근 감독은 “수고했다. 오늘 시합을 보고 느낀 게 있었을 것이다. 이기든 지든 뭔가 하나가 부족해서 그런 거다. 내일은 부족한 그 부분을 착실하게 하자”라며 따스하게 격려했습니다. 최강 몬스터즈는 이번 패배로 방심했던 마음을 반성했고, 한일장신대와 2차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과연 최강 몬스터즈가 1차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2차전에서 승리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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