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지난 2일 대만 땅을 밟으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일부 중국출신 케이팝 그룹 멤버들이 소셜미디어(SNS)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려 국내 케이팝 팬들의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3일 NCT 겸 웨이션브이(WayV) 멤버인 윈윈은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 ‘#중국은 하나뿐이다’는 해시태그가 달린 중국 CCTV 중앙TV뉴스(央視新聞) 게시물을 공유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커다란 글씨의 한자로 ‘중국’이라고 적혀 있고 그 위로 대만 섬이 작게 나타나 있었습니다. 붉은 배경에는 중국 오성홍기의 별 다섯 개가 거대하게 그려졌습니다. 윈윈의 글에는 83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습니다. 리트윗도 1500회 이상 되는 등 뜨거운 지지가 쏟아졌습니다. 댓글창에는 "온리원 차이나", "조국 만세", "하나의 중국 만세" 등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룹 에어글로우 멤버인 왕이런도 웨이보에 같은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중국은 하나뿐이다’를 해시태그했습니다. 특히 왕이런은 지난해 3월 중국의 신장위구르 탄압 문제가 불거지던 때에 웨이보에 ‘신장 목화지지’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진행한 팬 미팅에서 큰절을 거부해 논란이 된 멤버입니다. 앞서 대만에서는 웨이보와 중국의 포털사이트 ‘시나닷컴’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전날 대만 기술전문매체인 IT즈자에 따르면 시나닷컴과 이 회사가 운영하는 웨이보는 전날부터 대만에서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시나닷컴 측은 “회사 운영 전략상 대만 시장 운영을 중단하고, 8월 1일부터 시나닷컴 대만 사이트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멤버의 정치적인 메시지에 국내 팬덤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 활동이 그룹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어서입니다. 윈윈과 왕이런의 해당 글은 게시 직후 곧바로 캡처돼 더쿠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확산했습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은 "도대체 한국에 왜 온 거임??", "올리는 사람 늘어날 거 같다", "중국 눈치 볼 거면 왜 한국에서 돈 버냐", "놀랍지도 않다" "그냥 중국에서 혼자 활동하면 되지 않냐", "중국 멤버는 쓰면 안 된다"등 댓글을 달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날 SNS에 같은 글을 게재한 중국 연예인들은 이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미쓰에이 출신 지아, 엑소 출신 레이(장이씽), 우주소녀 출신 성소-미기-선의, 에프엑스 출신 빅토리아(쑹첸) 등 한국에서 활동했던 아이돌들도 각자 자신의 웨이보에 같은 글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젤라베이비, 주동우, 양미, 류시시, 디리러바, 쉬이양, 샤오잔 등 중국 유명 배우들도 이에 동참하며 항의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절대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중국의 원칙을 뜻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중화민국(대만) 간의 정통성 문제를 포괄하는 양안 관계(중국과 대만의 관계)에서 주로 거론되는 개념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두 개의 중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대만이나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 본토와 별개의 국가나 도시로 표시하는 데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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