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는 축구에 진심인 그녀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여성스포츠(축구) 예능입니다. 설 특집으로 첫 선을 보인 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정규 편성까지 이어졌습니다. 정규 편성된 '골때녀'는 아마추어 대회 못지않은 규모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FC 월드클라쓰'와 'FC 액셔니스타'가 새로 합류했으며, 기존 팀들도 운동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새로 영입해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제작진은 각 팀의 엠블럼이 새겨진 선수 대기실과 전용구장을 마련,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긴장감을 드높였습니다. 이와 함께 1등 상금으로 1000만 원을 걸어 멤버뿐만 아니라 감독들의 승부욕을 자극했습니다.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진지한 태도로,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선수들의 투혼은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는 시청률로 직결됐고 평균 6~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 방송 내내 지상파 수요일 예능프로그램 전체 1위를 유지했습니다. 화제성 지표인 VOD 클립 영상 조회수도 높은 수치를 나타내면서 여성 축구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골때녀’는 기존 남성 위주의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들의 축구 도전기'를 다룬 스포츠 예능이라는 희소성, 출연자들이 서투르고 미숙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축구에 몰입하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사실 출연자들이 전문 선수가 아니고 축구 초보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경기력의 수준은 높지 않았지만, 출연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인식보다는 진짜 대회에 임하는 각오로 시종일관 치열함과 승부욕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연출이나 극본으로는 만들 수 없는 진짜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예측불허의 긴장감과 반전을 선사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더 중시한 감성적인 연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누가 이기고 졌냐를 부각하기보다는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하는 승부욕과 열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참가팀들은 비록 경기에서는 치열하게 맞붙지만 끝나고 나서는 결과를 인정하고 상대팀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패배에도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의 진정한 가치를 부각시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출연자들의 부상과 안전관리에 있었습니다. ‘골때녀’는 방영 기간 중 일부 출연자들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촬영이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습니다. 또한 신체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격렬한 축구의 특성상, 경기가 거듭되면서 남현희, 전미라, 한혜진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아찔한 장면들이 속출했습니다. 팀당 가용인원이 6명만으로 5대 5 축구를 하다 보니 한두 명만 부상자가 발생해도 팀전력 유지가 어려워졌습니다. 곧 이어지는 시즌2에서는 팀이나 경기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예비멤버를 확충하고 신체접촉에 대한 룰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출연자 보호를 위하여 더 필요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FC 월드클라쓰'는 'FC 개벤져스'와 'FC 구척장신'을 꺾고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했지만, 타 팀과 방송 분량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 편파적인 분량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장면 하이라이트의 반복 역시 시청자의 피도로를 높였습니다. 경기 전·후반 각각 10분씩 진행됐으나, 선수들의 결정적인 찬스가 끊임없이 리플레이되면서 한 회에 경기 전체를 다 못 담는 경우도 존재했습니다. 이처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골때녀'는 비인기 종목이었던 여자 축구의 관심을 높이는 등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골때녀’의 기대이상의 성공은, 여성 스포츠예능으로서는 보기드문 시즌제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개척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하겠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행보를 택한 '골때녀'가 새 시즌에서 단점을 극복하고 흥행 가도를 이어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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