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6·25 전쟁을 해석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가 정부의 상영 허가를 얻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따르면 영화 '1953 금성 대전투'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중국 배우 오경과 장역 등이 주연을 맡아 한화 약 1000억원을 들여 제작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에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경기도 일산시에 주소지를 둔 (주)위즈덤필름이라는 회사가 등급 분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53 금성 대전투'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비디오용으로 심의를 마쳤습니다. VOD 서비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포털에 소개된 영화 줄거리를 보면 '6·25 전쟁 끝 무렵인 1953년 여름, 40만 명이 넘는 미군과 중공군이 금강산 금성 돌출부를 두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고 돼 있습니다. 영화는 1953년 7월 13일 금강산 하류 금성 대전투를 배경으로 합니다. 휴전을 앞두고 일주일간 치러진 이 전투에서 패전한 한국은 영토 193㎢를 북한에 넘겨줬습니다. 국군 발표에 따르면 이 전투로 인한 피해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국군 포로 혹은 실종자 4136명입니다. 영화에서는 중국군이 영웅으로 묘사됐으며, 미군 전투기를 '죽음의 폭격기'로 표현하는 등 중국과 북한의 시각이 적극 반영됐습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따르면 이 영화는 중국이 북한을 도와 6.25 전쟁에 뛰어든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중공군의 영웅적인 행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화 포스터엔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고 소개돼 있습니다. 영화 수입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영화사와 영등위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영화를 왜 수입하냐", "중국의 선전용 영화를 우리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하느냐"는 등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더불어 '1953 금성 대전투'가 국내에서 유통이 가능해 진 것을 두고 국내 정치권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개봉 결정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대중 굴종 외교가 이젠 6·25전쟁까지 미쳤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철저하게 중국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이자, 북한의 침략을 미화하는 이런 황당무계한 영화를 허가하다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습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 영화에 대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북한에서 극장 개봉할 수 있을까. 중국에선 가능할까"라며 "(이런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이게 자유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자유가 다시 한번 자랑스럽다"고 비꼬았습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영등위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침략을 미화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에 관람 등급을 부여한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 전 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이게 정상이냐"며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그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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