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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1심 징역2년 선고 법정구속

Chris7 2019. 1. 30. 20:10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 등과 공모해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 등으로 3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습니다. 김 지사의 형량이 대법원 상고심에서까지 확정 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됩니다. 김 지사의 구속으로 청와대와 여당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기 때문에 이날 판결은 여권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댓글과 여론 조작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에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대선 무효 주장 등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김 지사와 김씨의 범행 공모관계를 인정했습니다. 김 씨가 김 지사 승인에 따라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했고, 이를 활용해 댓글 활동을 벌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댓글 조작 범행은 2017년 대선과 지난해 지방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을 유도하기 위해 기계적 방법으로 왜곡된 여론을 형성한 것이어서 위법성이 중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선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 주도 도움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김 지사가 지방선거에서도 김씨에게 같은 행위를 계속 요구한 것은 유권자 판단 과정에 개입해 정치적 결정을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오사카·센다이 총영사 자리 추천은 목적 달성을 위해 거래돼선 안 되는 공직을 제안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김 지사의 법정구속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 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공모관계 성립과 범행 가담 여부에 다툼이 있다"는 취지로 기각했고 이후 그를 불구속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김 지사는 법정구속 뒤 변호인을 통해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첫 특검 사건인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지사가 법정구속 되면서 경남도정 공백 역시 우려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1심 선고가 있던 이 날은 김경수 지사의 제1호 공약인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 면제 확정이 발표된 다음 날이어서 잔칫집 같았던 도청이 초상집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침통한 분위기와 함께 이제 김경수 도정이 겨우 자리를 잡아나가는 시점에서 김 지사 구속으로 경남도정이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부경남KTX 추진과 관련해 향후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과정에서 현 정부 실세로 통했던 김 지사가 전면에 나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쉽지 않게 됐습니다. 올해를 '경남경제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김 지사의 도정방향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스마트공장으로 대표되는 각종 경제 활성화 정책과 스마트전문 인력 양성, 경남관광 활성화, 물류가공산업 육성 등 사업계획에도 어려움이 우려됩니다.


정부의 스마트산업단지 시범모델 추진 때 창원국가산단이 추진 모델로 될 수 있도록 하거나 부산항 제2신항을 유치하는 등 굵직한 사업들은 대부분 김 지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해왔습니다.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제로페이 사업은 이제 막 시장에 정착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김 지사의 구속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동근 경남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은 "김 지사가 대외적으로 힘이 있어 경남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결과도 나왔다"며 "그러나 김 지사 구속으로 힘을 잃게 돼 도정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게 된 박성호 행정부지사는 "김경수 도지사가 선고 직후에 변호인을 통해 권한대행체제로 흔들림 없이 도정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민선 7기 경남도정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전 공직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간의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상남도지사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친노' 그룹의 핵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인물입니다. 경남 고성에서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경남도지사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제1부속실 행정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대통령 공보비서관 등을 지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정착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보좌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경쟁했지만 낙선했습니다. 이후 2016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선 제20대 국회의원 경남 김해 을 선거에서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를 꺾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후보 대변인, 수행팀장을 지냈고 대선 승리 이후에는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을 지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협치부대표를 맡으며 당과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선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해 '드루킹'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그는 첫 민주당계 경남지사입니다. ‘드루킹 댓글 조사 사건’ 대응 과정에서 당청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을 받으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의 적자'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차기 대권주자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정구속으로 김 지사는 정치인생 최대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 형 확정까지 기나긴 법정싸움이 남아있지만 이번 1심 판결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김 지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