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같이 살래요’ 유동근 한지혜, KBS 주말드라마 불패 신화 이어갈까?

Chris7 2018. 3. 22. 07:30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45% 가까운 시청률 속에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으며 지난 11일 종영을 했습니다. KBS 주말드라마가 '아버지가 이상해'에 이어 '황금빛 내 인생'까지 대성공을 거두면서 자연히 후속작에 쏠리는 관심과 부담 또한 클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황금빛 내 인생'의 후속으로 준비된 작품은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제작 지앤지프로덕션)입니다. 이 작품은 수제화 장인 효섭(유동근)네 4남매에게 빌딩주 새엄마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게 됩니다.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60대 신중년 부모 세대와 2~30대 자식세대의 썸과 쌈, 사랑과 전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려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 유동근과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주말극의 여왕' 한지혜의 활약에 기대가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장미희, 이상우, 박선영, 여회현, 박세완 등 배우가 합류했습니다.





과연 유동근과 장미희 그리고 이상우 한지혜 등이 출연하는 새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는 전작 ‘황금빛 내인생’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3월 11일 전국 가구 시청률 47.5%로 종방한 ‘황금빛 내인생’은 52부작 동안 시청률 40%대를 무려 8번이나 넘기며 2015년 2월 15일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입니다. TNMS 미디어 데이터에 따르면 ‘황금빛 내 인생’ 후속 프로그램 ‘같이 살래요’는 3월17일 토요일 첫 방송에서 전국 가구 시청률 24.5%를 기록하면서 전작 ‘황금빛 내 인생’ 첫 방송(2017년9월 2일) 시청률 20.7% 보다 3.8% 포인트 높은 시청률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같이 살래요’는 18일 2회차 방송에서 다시 시청률이 28.2%로 껑충 상승하며 전작 ‘황금빛 내 인생’ 2회차 시청률 (2017년 9월3일) 22.5% 보다 5.7% 포인트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놀라운 기록을 보이며 대박 주말극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유동근은 '같이 살래요'의 박효섭 역으로 완벽 변신했다는 평입니다. 4년 만에 KBS 주말드라마 복귀 소식으로 관심을 모았던 유동근은 지난 17일 첫 방송을 앞두고 '같이 살래요'의 포스터, 티저 촬영 현장 비하인드 컷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극중 유동근은 홀로 4남매를 키워낸 아버지이자 수제화 장인 '박효섭'역으로 또 한 번 국민 아버지의 진가를 발휘함은 물론 '장인 전문 배우'다운 완벽한 싱크로율까지 자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극중에서 36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이미연(장미희 분)과 60대 로맨스로 설렘까지 선사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들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어온 바 있는 유동근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명품 연기로 가족 극의 따듯한 감동을 전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뿐만 아니라 장미희와 함께 새롭게 도전하는 신선한 황혼 로맨스를 통해 보여줄 유동근의 색다른 모습에도 기대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말극 퀸이라는 한지혜가 이상우와 호흡을 맞추며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한 한지혜는 명석한 두뇌의 의대 출신으로 대기업 며느리 박유하 역을 맡아 사랑을 위해 헌신하는 여자와 딸을 사랑하는 엄마로 열연할 예정입니다. 이상우는 성격은 진상이지만 실력은 최상인 오만하고 싸가지 없고 제멋대로인 의사 정은태 역을 연기합니다. 유부녀와 까칠한 의사가 만나 어떤 사연으로 엮이게 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온 한지혜와 이상우는 30대 커플의 성숙한 케미를 보여주며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대에 부응하듯 ‘같이 살래요’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23.3%를 기록하며 일단 대박 행진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엔 특히 캐릭터와 하나 되어 몰입력을 높인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는 평입니다. 특히 재벌가를 박차고 나온 당찬 돌싱녀 한지혜에 대한 기대가 높았습니다. 지난 17일 첫 방송분에서 4남매의 든든한 아버지 박효섭(유동근), 당당하고 우아한 빌딩주 이미연(장미희), 딸을 위해 시댁에 반기를 든 박유하(한지혜) 등 모든 배우들이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말 저녁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다는게 세간의 평입니다.


우선 마음씨 넓은 4남매의 아버지 박효섭을 연기한 유동근. 직접 만든 손녀의 구두를 들고 유하의 집에 찾아갔지만, 사위인 채성운(황동주)은 효섭의 구두를 버리라고 지시하며 장인에게 얼굴조차 비추지 않았습니다. 집 담벼락만큼이나 높은 재벌가에 시집간 둘째딸이 언제나 마음 쓰이는 아버지 효섭.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싫은 소리 않고 “온 김에 우리 은수 얼굴 한 번 보고 가면 좋은데”라며 아쉬운 마음만 남기고 돌아선 아버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화도 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 슬프다”며 유동근의 애잔한 연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우아하고 당당한 빌딩주 이미연으로 분한 장미희는 신중년 우먼크러시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자신을 질투하는 정진희(김미경) 앞에서 “피부과에 퍼부은 돈이 얼만데 이 정도는 돼야지. 주름 땡기고 튜닝하고 보톡스좀 맞고, 시술 잘됐지? 근데 자기 말은 늘 욕같이 들릴까?”라며 눈에 빤히 보이는 진희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뒤통수를 친 김대표(이한위)가 건넨 꽃다발을 발로 밟고, 자신을 치고 가라는 매달리는 그에게 “성추행으로 내 변호사 만나게 될거다”라며 한 방을 날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은 하고야 마는 그야말로 사이다 행진이었습니다. “역시 장미희다”. “이게 바로 진짜 크러시”라는 반응을 얻은 이유였습니다.


특히 재벌가 시댁에서 온갖 서러운 일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감내했던 유하를 연기한 한지혜의 변신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성운과의 결혼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유하는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낳으라는 시아버지의 강요에 딸 은수를 낳았지만, 성운의 가족에게 유하는 언제까지나 외부인이었습니다. 다섯 살 은수를 엄마도 없이 유학을 보내겠다는 남편의 결정에 “우리 엄마 돌아가신 게 나 열두 살 때였어. 아빠가 있고 언니가 있는데도 무섭고 막막해서 죽을 것 같았어”라며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딸에게 물려주기 싫었던 엄마의 마음을 호소하는 한지혜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유하의 선택을 응원하게 했습니다.


이 밖에도 비행기에서 난동을 피우는 진상 승객의 꾀병을 단번에 눈치 채고 한마디로 제압한 센스 있는 내과의 정은태를 연기한 이상우는 신선한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또한 집에서는 동생들의 엄마 노릇을 하고 회사에선 연하 남친의 실수까지 수습해주며 모두의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박선하(박선영), 옳지 않은 일에 소신을 밝힐 줄 아는 박재형(여회현), 틈만 나면 재형과 싸우기 바쁜 박현하(금새록) 역시 앞으로 보여줄 남매 케미를 더욱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무막장' '무자극' '무암'을 외쳤던 '같이 살래요'가 결국은 막장의 길을 걷고 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일단 새 주말 드라마에서도 다시 한 번 재벌가가 등장했습니다. 물론 이는 이혼을 하게 될 여주인공 박유하(한지혜 분)의 선택에 설득력을 주기 위한 설정이었겠지만, 다시 한 번 부잣집에 시집간 평범한 집안의 여자가 시댁의 인정을 받지 못한채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식상했다는 것입니다. 18일 방송된 2회차에서는 한지혜(박유하)가 재벌가의 갑질에 못 견뎌 이혼하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게다가 방송 말미엔 친자 확인 등 막장의 요소가 있는 듯한 늬앙스를 보여주며 일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날 한지혜는 황동주(채성운)에게 이혼 선언을 했고, 황동주는 이에 불복했습니다. 한지혜는 황동주의 누나 김윤경(채희경)을 불러내 딸 은수를 유학 못 보낸다고 선전포고 했고, 이를 듣던 김윤경은 "그러면 이혼해라. 결혼할 때 각서 썼지 않느냐. 우리 집안의 뜻이 아니라 니 마음대로 키우려면 이혼하고 정리하라. 이혼 서류 보내겠다"며 독한 시누이의 표본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곧장 한지혜는 친정으로 가 아버지 유동근(박효섭)에게 이혼을 하겠다 말했고, 그 자리에서 유동근은 뒷목을 잡고 쓰러졌습니다.


이후 '같이 살래요'에서는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들이 이어졌습니다. 김윤경은 이혼할 한지혜에게 위자료와 유산을 주지 않으려고 친자 확인을 하려했습니다. 한지혜와 황동주는 딸 은수와의 어떤 비밀이 숨겨진 듯 감추려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황동주가 불임이고, 한지혜가 정자를 기증 받아 아이를 낳았는데 그 기증된 정자의 주인은 이상우(정은태)였다고 추측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이혼으로 뒷목을 잡는 아버지의 모습도 현시대에 맞지 않는 모습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아침드라마 보는 것 같다' 등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건강하고 유쾌한' 드라마를 보여주겠다던 '같이 살래요'는 결국 막장의 길을 포기하지 못했다는 평들입니다.

사실 주말 8시대는 국내 방송계에서 거의 유일한 프라임 타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각 방송사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KBS가 프라임 타임 전쟁에서 승리를 하였고 이후 MBC는 2010년 11월 6일부로 8시 45분으로 퇴각, 8시대는 KBS 2TV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시대와 10시대는 MBC와 SBS가 편성하고 있는데 아비규환이라 말해도 될 정도로 경쟁이 심한 상황입니다.


승리자인 KBS 2TV 주말라마는 보장된 시간대의 독점으로 인해 시청률도 기본 30% 대로 매우 높은 편으로 순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승자의 나태함을 보여주는건 아니고 기본적으로 검증된 연출, 작가의 작품이면 종영 때까지 괜찮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편이라 얼굴을 알려야 하는 신인연기자나 다시금 인기을 얻고 싶은 중견 연기자들에겐 한번쯤은 나오고 싶은 드라마로 통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 편성되는 광고 단가는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말 8시에 방송하는 드라마는 비슷한 가족극인 같은 시간대 평일 일일 드라마와는 달리 막장 코드를 집어넣으면 시청자들이 매우 불쾌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 모두가 함께 시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출생의 비밀 같은 게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고는 해도 최대한 가족적이고 유쾌한 내용으로 전개되어야 시청률이 높게 나옵니다. 단순히 시청률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시간대 주말 가족극의 사건사고는 사회현상이 될 만큼 시청자들에게 반향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는 편입니다. KBS 2TV는 이 방면에 도가 텄고 몇몇 작품은 아예 개그 파트를 따로 두었을 정도입니다. 혹 막장 코드를 집어넣는다 하더라도 가족적인 내용으로 포장해 막장 같지 않게 느껴져야 합니다. 그런데 8시 독점 이후부터 막장 요소들이 점차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딸 서영이’나 ‘왕가네 식구들’ 같은 작품들이 그 케이스인데, 둘 다 시청률은 매우 높았고 전자는 그래도 배우들의 호연 덕에 묻혔지만, 후자는 시청률을 얻은 대신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사실 내용을 따지면 일일극에나 어울리는 퀄리티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2014년과 2016년, 2017년에 각각 ‘가족끼리 왜 이래,’ ‘아이가 다섯,’ ‘아버지가 이상해’같은 막장 요소가 전혀 없는 드라마들을 편성하기도 하였습니다. 과연 이번 ‘같이 살래요’는 어떨지...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로 시작하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뻔한 막장 요소 역시 양념처럼 더해질 것 같은 인상을 함께 주고 있습니다. 전작인 ‘황극빛 내 인상’이 방송초기 식상한 소재에다 스캔들 여파가 남아있던 주연 배우의 캐스팅 등으로 다소 논란도 있었으나 이를 비웃듯 국민드라마란 칭호를 얻을 정도로 대 성공을 거두었는데, 후속작인 ‘같이 살래요’가 이를 이어 KBS 주말극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