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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빈방문 문재인 대통령 영접 외교 결례(홀대론) 논란

Chris7 2017. 12. 14. 09:00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10시40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서우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공항영접부터 방중 일정까지 국빈방문에 맞지 않은 듯한 중국 측의 외교 결례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정부의 요구로 방중시기가 정해진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방중은 국가원수의 외국 방문 중 가장 격이 높은 국빈 방문입니다. 그러나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 없었습니다. ‘난징(南京)대학살’ 80주년 추도식 참석을 위해 난징으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공항에는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부장조리(차관보)와 추궈훙 주한대사가 나왔습니다. 군인 50여 명이 도열해 문 대통령에게 거총 경례를 했지만 문 대통령은 5분 만에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통상 중국은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에서 부부장(차관) 이상이 공항영접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영접에는 차관보가 나와 격이 한 단계 낮았습니다. 2003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왕이 외교부 부부장,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다웨이 부부장,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예쑤이 상무 부부장의 공항 영접을 받았습니다. 장예쑤이 상무부부장은 부부장 중에서도 선임이었습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제츠 부장(장관급)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을 이번에 영접한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국빈방문할 때 아주사 부사장(부국장)으로서 왕이 부부장 등과 함께 영접에 나섰던 인물입니다. 조선족 동포 출신인 그는 지난 8월부터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를 겸하는 자리인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맡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에는 장 부부장을 포함 현재 4명의 부부장이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우다웨이 부부장의 퇴직으로 공석인 부부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고, ‘10월 31일 한·중 사드 협의’의 담당자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항에는 참석이 예정돼 있던 노영민 주중 대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의 공항 도착과 비슷한 시간에 진행된 난징대학살 추도식 참석으로 일정을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사의 공항 영접도 중요하지만 이 나라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에 대사가 직접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하면서 일정이 변경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연내 방중을 목표로 움직이다가 ‘택일’에 실수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 이후인 2014년부터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제정해 대대적인 행사를 해왔습니다. 때문에 중국 전역이 거국적 추모 분위기에 잠기는 이날 국빈 방문을 시작하는 건 외교 관례상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많은 상황입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첫 행사 이후 3년 만입니다.시 주석은 12일 장쑤성 쉬저우(徐州)에서 건설중장비업체 쉬공그룹을 방문하는 등 19대 이후 첫 민생시찰을 한 후 난징으로 이동했습니다. 중국 CCTV 등이 생중계한 이날 추모식 장면에는 시주석과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유명한 류허 19대 신임 상무위원, 류옌둥 부총리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중국 외교의 실무를 책임지는 왕이 외교부 부장(장관)도 보였습니다.


난징대학살은 중⋅일 전쟁 당시 1937년 12월 13일부터 1938년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했던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중국측 추정)의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2월 입법 형식으로 매년 12월 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정했습니다. 시 주석이 베이징을 비우면서 정상회담 일정도 모두 14일로 미뤄졌고, 방중 첫날 일정은 교민·경제인 대상 간담회 등으로 채워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 이어 한국 경제인들과 함께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14일 오전에는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게 됩니다. 시 주석과의 회담은 지난 7월 독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지난달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정상회담 일정은 공식환영식, 확대·소규모 정상회담, 양해각서 서명식, 국빈만찬 순으로 진행되며,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문화교류의 밤 행사도 열립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난 뒤에 중국측과 공식행사을 시작하게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국빈방문 첫날 환영식 공동 기자회견 국빈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과 비교됩니다. 때문에 중국 전역이 난징대학살 추모 분위기에 빠지는 12월13일을 방중 개시일로 잡은 게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13일은 한국이 제시한 날짜”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큰 규모의 방중을 만든다’는 원칙에 따라 당초 13~17일 4박5일간의 일정을 제시했지만, 조율 과정에서 충칭(重慶) 일정을 하루 줄여 16일 귀국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는 무리하게 ‘연내 방중’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졌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 중국은 18일부터 시 주석이 주재하는 연례 회의인 경제공작회의를 시작합니다. 17일 전에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않으면 연내 회담 성사가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정부의 문대통령 방중 시기 조율에 다소의 무리수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중국측의 외교 결례 혹은 홀대로 비쳐질 수 있는 시진핑 주석의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참석이나 차관보급의 쿵쉬안유 부장조리의 문대통령 공항영접에 빌미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행사참석을 안하다 올해 유독 시주석이 기념식참석을 한 것이나 어떤 분야보다 의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외교인데 최소 차관급이 나와야할 공항영접을 제아무리 한국과 연관성이 높다 해도 차관보급이 나왔다는 것은 역시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