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고도가 4천500㎞에 달해 정상적으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 이상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3시 17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천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이후 75일 만입니다. 북한이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미사일 도발입니다.
북한은 한국의 신정부 출범 나흘만인 5월 14일 평안북도 구성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평안남도 북창서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1발을 발사했으며, 27일과 29일에도 각각 지대공 요격유도무기체계와 스커드-ER급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일 만인 6월 8일에는 강원도 원산서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했습니다.
이후 한 달간 숨을 고른 북한은 7월 4일과 28일 각각 평안북도 방현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습니다. 이 미사일들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급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국제사회를 긴장시켰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만인 8월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북한은 같은 달 29일에는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1발 발사했습니다. 특히 당시 발사한 '화성-12형'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낙하하면서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9월 3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제6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곧이어 15일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15일 오전 6시 57분쯤 동해 쪽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추정)을 전격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합참은 ‘미사일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해 한국과 미국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당시 우리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거의 같은 시각에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2 미사일을 실험 발사를 해 북한 미사일에 대항했습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700km, 최대고도 770km로 날아 일본 홋카이도 동쪽 2000km 태평양에 낙하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었습니다. 또한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에 대해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일 경우,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적인 기술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으며, 북한이 지난 9월 3일 실시한 6차 핵실험에 대한 11일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한 강한 반발 표시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에 북한 외무성은 13일 보도를 통해 “미국의 주도 밑에 또 다시 감행된 불법 무도한 제재결의 채택 놀음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선택한 길이 천만번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끝을 볼 때까지 이 길을 변함없이 더 빨리 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가다듬게 하는 계기로 되었다”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었습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 받고 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 아베 신조 총리도 북한 미사일 발사에 긴급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미사일 개발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일본 언론이 긴급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일본 방위청은 이번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매달 1∼3차례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던 북한은 이후 갑자기 두 달이 넘게 공개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침묵'이 길어지면서 기술적 준비 미비부터 외교 전략, 내부 사정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결국 11월 29일 지난 75일간의 잠행을 깨고 ICBM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다시 발사했습니다.
한편 군은 29일 발사된 미사일의 세부 제원에 대해 미국과 함께 정밀 분석 중입니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최대 1만㎞가 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이번이 가장 높았고, 고도 4천㎞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9월 15일 발사한 '화성-12형'은 최대고도 770여㎞로 비행거리는 3천700여㎞이었습니다.
미국과 일본도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ICBM급으로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면서 "이 미사일은 북한 사인리에서 발사돼 1천㎞를 비행한 후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 미사일을 ICBM급으로 분석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기지에서 추적 레이더를 가동하고 통신활동이 급증한 정황을 포착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날 새벽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군 당국의 대비태세를 떠보고 요격 가능성을 피하는 한편 한미 군과 정부 관계자들의 심리적 피로감을 높이려는 목적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리 군은 이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6분 만에 도발에 대응한 정밀타격훈련을 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오늘 오전 3시23분부터 3시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격훈련에는 육군의 미사일부대, 해군의 이지스함, 공군의 KF-16이 참가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이뤄진 이번 합동 정밀타격훈련에는 사거리 300㎞ 현무-2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천㎞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이 동원됐습니다. 합참은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으며, 적 도발 원점을 가정한 목표지점에 3발이 동시에 탄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무-2 미사일은 유사시 북한의 주요시설을 격파하는 우리군의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무기입니다. 해성-2는 한국형 구축함 또는 1천800t급 잠수함에서 발사해 북한의 지상 목표물을 타격합니다. 최대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은 2.4m 두께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습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동향을 24시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도발 시에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언제든지 도발 원점과 핵심시설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우리가 처리할 것"(We will take care of it)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접근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날 의회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이 아직 비행 중에 있을 때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AFP 통신은 또한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29일 오후 3시(뉴욕 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안보리 의장국(이탈리아)이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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