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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삼성전자 투자의견 하향,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

Chris7 2017. 11. 28. 08:00

27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매도로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이 여파로 코스피지수도 전날 대비 36.52포인트(1.44%) 하락한 2507.81에 마감됐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촉발한 것은 지난 26일 나온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였습니다. 션 김(Shawn Kim)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120%가량 올랐는데, 메모리 사이클은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 "D램 생산력 확대로 공급 부족은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며, 2019~2020년엔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 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보고서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08%(14만1000원) 내린 주당 263만2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을 발표한 작년 10월 11일에 8.02% 급락(168만원→154만5000원)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3300억원어치를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습니다. 매도 상위 창구에도 UBS,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올랐습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다소 '성급한 판단'일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수요-공급 측면과 이에 따른 가격 변동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최근 반도체 업체간 초미세 공정 관련 기술 격차와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시장 변화 등을 염두에 두고 보다 신중하고 복합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낸드플래시 가격입니다. 시장은 업체들의 투자가 늘면서 내년 초부터 공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 하락은 필연적입니다. 그러나 일부 낸드 업계는 '기술 격차'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D 낸드 기술은 생각보다 어렵다"며 "3D 낸드를 잘하는 업체는 물량을 많이 내놓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기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럴 경우 선두 업체가 추격자의 점유율을 빼앗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낸드 가격이 내년 초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매년 1분기가 계절적인 낸드 비수기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최근 낸드 호황은 무엇보다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안 강화를 위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결과입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글로벌 낸드 수요는 디지털카메라에 이어 휴대폰이, 이제는 데이터센터가 이끈다"며 "앞으로 시장이 어디로 어떻게 갈 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바라보며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메모리 가격 악화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 했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사이클이 하락할지 여부를 떠나서 업황 악화 우려가 시장에 퍼지면 삼성전자 주가에는 악영향을 준다는 얘기입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반도체 토대가 약해졌고, 업황이 꺾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며 "주가를 보면 머지않아 업황이 꺾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 무게를 두고 싶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 모바일·가전 등 다른 사업 부문도 견고하고 주주 환원도 매력적이라 지금은 단기 급등한 주가가 일시적 조정을 받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하며 조정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황성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사업만 두고 보면 외국계 증권사들과 우리도 비슷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배당을 늘린 주주환원 정책과 모바일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신제품 모멘텀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