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역적’ 김상중, 명품연기로 초반 스토리 리드, 윤균상은 어떨지...

Chris7 2017. 2. 1. 08:30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찍었습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침체기에 빠진 MBC 월화드라마를 구해낼 희망의 빛줄기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한 주 먼저 방송을 시작한 경쟁 작인 SBS ‘피고인’의 시청률엔 많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선전이 기대되는 만큼 그 격차를 좁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드라마 ‘역적’ 초반 스토리 그 중심에 배우 김상중의 명품사극 연기가 있습니다.





드라마 초반 스토리 진행에 있어 김상중(아모개)의 존재감은 절대적입니다. 제작진도 이미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듯이 초반부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아모개역의 김상중 입니다. 김상중은 극중 아들인 홍길동의 아역 이로운과 부자 케미를 형성하며 1, 2회에서 남다른 부성애를 자랑했습니다. 아기장수인 아들을 지키기 위해 외거 노비를 택해 재산 형성에 집중하는 아버지였습니다. 면천하지 않으면 아들은 물론 가족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했고 아내 신은정을 향한 두터운 사랑 역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죽었을 때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오열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상중은 절절한 연기로 아모개와 길동 부자의 비극적인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했습니다. 힘들게 모은 재물을 빼앗기는 순간의 억울함, 세상을 떠난 아내를 향한 미안함과 허망함, 아기장수인 길동을 지키기 위한 애틋한 부성애 등 김상중은 극적인 감정들을 폭발력 있게 그려내면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그동안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와 tvN의 ‘어쩌다 어른’ 진행자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상중이었지만 그의 본업이 ‘배우’임을 새삼 돌이켜 보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어린 홍길동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이로운은 전설로만 내려오던 아기장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다부진 체격과 호방한 눈빛을 담고 있는 그는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첫 방송 직후부터 열띤 관심의 중심에 선 그는 새로운 아역 스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어린 홍길동의 호기로움과 나이에 맞지 않는 똘똘한 연기력은 '역적'을 만나 화려하게 꽃을 피웠고 김상중과 환상의 부자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의 성공 필수요인 중 하나가 아역 배우들의 호연이고 보면 이 또한 역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점중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드라마 '역적'은 허균의 소설 속 영웅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인 도적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입니다. 폭군 연산군시절 폭력의 시대를 살아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아냈기에 기존 홍길동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들과는 차별화 되어 있습니다. 아기장수라는 설정 하에 홍길동이 괴력의 소유자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를 지키기 위해 조선의 마피아 두목이 되는 아버지 아모개와 그 자리를 물려받는 홍길동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색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실존 인물 홍길동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역사 속 홍길동이 드라마에서 그려질 모습과는 다르게 그저 스케일 큰 도적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유행처럼 제작되고 있는 밑도 끝도 없는 트랜디 사극들 보다는 그나마 낳지 않나 라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슬픈 이야기이지만(개인적으로) 전 이미 국내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버린 지 오래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모개역의 김상중이 명품 연기로 ‘역적’의 초반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그 뒤를 이어받을 이가 주인공 길동역의 배우 윤균상입니다. 솔직히 윤균상은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3’에서의 모습 외엔 실제 연기를 본적이 없어 뭐라 예상을 하긴 힘듭니다만 살짝 우려감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최근 젊은 연기자들의 사극연기에 수차례 실망한 전례가 있어 우려감부터 먼저 드는 것인데, 저의 개인적 예상과는 다르게 윤균상이 아버지(역) 김상중의 기를 받아 호연을 펼칠 수도 있기에 섣부른 예단은 말아야겠지요!


‘역적’은 전체 30부작으로 풀어나갈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선 출연 연기자들의 호연은 물론 작가와 연출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만합니다. 그러기에 황진영 작가와 김진만 PD의 어깨가 무거울 것입니다. 숫한 화제 속에 방송을 시작한 SBS의 ‘사임당’이 초반 혹평을 받고 있는데엔 주연배우들의 연기 외에도 드라마 스토리와 연출(편집포함)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황 작가와 김 PD는 반드시 주지해야만 합니다. 비교적 좋은 분위기로 시작한 ‘역적’이 향후 주인공 윤균상의 등장 이후에도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아갈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