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기영이 어제부터 화제입니다. 박기영은 ‘하트여왕’이란 이름으로 MBC 일요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소름 끼치는 폭발적 고음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노래 실력으로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하지만 5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왕자리에 오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열창이 너무 인상적이었던 탓일까요? 이번 가왕전 결과에 대한 논란이 오늘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하트여왕’ 박기영이 신용재로 추측되는 현 가왕인 ‘양철로봇’보다 월등한 보컬 능력을 보여주었기에 ‘양철로봇’을 누르고 ‘하트여왕’이 가왕자리에 올랐어야 했다는 주장입니다.
18일 방송된 ‘복면가왕’에는 가왕 '양철로봇'의 3연승을 저지하기 위한 4인의 도전자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양철로봇'은 단 5표 차이로 가왕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아쉽게 패한 주인공은 바로 '하트여왕'으로 출연한 가수 박기영 이었습니다. 그는 부활의 '론리나이트'로 파워풀한 가창력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쭉 벋어나가는 고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2라운드에선 이소라의 '제발'로 폭풍 감성을 폭발시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아쉽게 가왕자리를 놓친 박기영은 가면을 벗고 얼굴을 공개한 뒤 "3년 동안 육아만 해서 이렇게 잊혀지는 건가 두려웠다"고 운을 떼면서 딸과 '복면가왕'을 준비하며 행복했다는 소감을 덧붙였습니다. 패했지만 박기영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송 이후 우승은 놓쳤지만, 진심이 담긴 그의 무대를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방송사 게시판은 물론이고 많은 수의 네티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이번 가왕전 결과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복면가왕’은 출연자들의 노래를 대상으로 우열을 가르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보는 이들, 혹은 듣는 이들의 개인적 취향과 감성에 따라 결과에 대한 논란이 뒤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 하다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첫 방송을 시작한 후 중간 중간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29대 가왕전의 양파와 하현우, 그리고 최근의 예론 36대 가왕전의 김연지와 정동하의 경우가 있습니다(물론 양파와 경우엔 하현우가 당시 워낙 대세였기에 일반대중의 아쉬움이 큰 편은 아이었으나 제가 개인적으로 가수 양파를 오래전 좋아했기에 저 혼자만의 아쉬움이긴 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논란이 컸던 경우를 가만히 살펴보면 가왕과 도전자의 성별이 남녀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가왕 결정전에서 패한 이들은 여성이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남성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일반인 판정단의 성별비율에 대한 불만도 함께 이어졌습니다. 즉,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항은 아니나, 일반인 판정단 중 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에 아무래도 감성적으로 남성 보컬리스트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따라서 박빙의 승부일수록 남성 보컬리스트가 간발의 차라도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같은 논리가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에선 ‘양철로봇’ 신용재의 팬들이 대거 일반인 판정단으로 몰려온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한쪽의 근거 없는 일방적 논리 일 수도 있으나 어찌 되었든 그만큼 이번 가왕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큰 반증이기도 한 것입니다. 18일 가왕 결정전에서 ‘하트여왕’과 ‘양철로봇’ 두 사람은 종이 한 장 차의 가창력 대결을 펼쳤습니다. 박기영이 부활의 '론니나잇'을 폭발적인 고음으로 소화하자 신용재는 조덕배의 '꿈에'를 감성 창법으로 부르며 응수했습니다. 목소리의 폭발성에서는 박기영이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던 만큼 순간 현장의 분위기는 가왕 교체가 확실시돼 보였습니다(저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요?).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신용재는 단 5표 차이로 가왕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연예인과 일반인 판정단은 박기영의 폭발성 대신에 신용재의 감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더 많이 선택한 것입니다.
사실 이번 결과는 개인적으로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양철로봇’ 신용재의 노래도 좋긴 했으나 ‘하트여왕’ 박기영의 ‘제발’이나 ‘론리나이트’가 조금 더 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던 ‘여성 판정단의 남성보컬리스트에 대한 상대적 호감이 높다’는 논리를 역으로 생각하면, 남성들의 여성 보컬리스트에 대한 높은 상대적 호감도도 성립이 됩니다. 뭐, 그런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으나 예전 하현우에 패한 양파나 정동하에 패한 김연지의 경우처럼 이번의 예도 솔직히 신용재보단 박기영의 노래가 조금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양파나 김연지 그리고 박기영에 대한 저 개인의 상대적 호감도 역시 그저 여성 보컬리스트에 대한 남성으로서의 본능적 느낌일 뿐일까요? 일단 ‘그런건 아니다’라고 반문하고 싶긴 하지만,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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