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영화 ‘아수라’ 기대에 못 미친 흥행부진 이유는?

Chris7 2016. 10. 7. 10:00

큰 기대감 속에 개봉했던 영화 '아수라'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달 28일 개봉한 '아수라'는 지난 5일까지 누적 관객 수 221만9266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 스페레그린)은 5일 하루에 9만1574명을 모은 데 반해 '아수라'는 6만2309명을 동원하는데 그쳤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최초의 1000만 관객까지 바라봤던 '아수라'치곤 다소 초라한 성적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아수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에는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등 스타일리쉬한 연출의 대가인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황정민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인기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충무로의 주류를 이루는 범죄느와르 장르라는 것도 '아수라'를 기대케 하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개봉 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수라'의 손익분기점이 350만 명인 것을 볼 때 누적관객 수 증가 속도가 꽤 느린 편입니다. 아무리 입소문을 통해 '미스 페레그린'이 강자로 떠올랐다고 해도 평일 6만 관객 동원은 굉장히 아쉬운 성적이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예상에 못 미치는 흥행부진에 대해 스토리의 허술함, 배우들의 '무한도전' 출연, 우울한 결말, 브로맨스 결여, 지나친 기대감 등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영화전문가들은 관객들의 장르 피로도를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부자들'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 많은 범죄느와르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이로 인해 영화계 내에서 투자와 제작 모두 원활한 장르가 바로 범죄느와르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의 피로도가 가장 큰 장르도 범죄 느와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유혈이 낭자하고 칼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범죄느와르의 특성상 보기 불편한 장면이 많고 당연히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흥행작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의 피로도가 많이 쌓였다는 말이 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 같은 상황에서 '아수라'에서 관객들의 불편함이 드러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우선 무엇보다 ‘잔인하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범죄느와르 영화라 감안하더라도 너무 잔인한 장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미지와는 너무나 상이한 주연배우 정우성의 극중 심한 욕설도 적응하기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또한 기존에 흥행한 ‘신세계’ ‘내부자들’ ‘신의한수’ 그리고 ‘베테랑’ 등의 범죄 느와르계열의 작품들을 어설프게 짜집기해서 만든 어수선한 내용을 꼽는 이도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장르의 영화가 바로 이런 범죄느와르입니다. 만약 제가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이라면 주위의 눈총(?)과 로비를 뿌리치고 제일먼저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바로 이런류의 영화제작 규제라고까지 할 정도입니다. 도대체 깡패국가도 아니고 뭔 놈의 양아치 영화가 이리도 많은지... PC나 모바일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게임 셧다운제’가 국회에서 발의·통과되어 현제 시행중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게임보다 더 큰 악영향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집중적으로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것이 별 내용도 없이 자극적이기만 한 소위 범죄느와르류의 영화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양아치 조폭들이 주인공으로 많이들 등장하더니 이젠 부패한 경찰과 검찰들까지 가기에 가세했습니다.


한때는 조폭자금이 영화계에 흘러들어가 이런 영화들을 제작한다는 '카더라성' 말들도 있었습니다만... 뭐 관계는 없겠지만 가만히 보면 영화계엔 유독 이런류의 영화들만 제작·감독하는 이들도 실제 몇몇 있기도 합니다. 흥행이 되니까 투자자금이 모이고 유명감독과 배우가 참여하게 되는 영화계의 실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배우 황정민이 자신의 어린 아이들이 의식되어 잔인한 역할은 조금씩 꺼려지기 시작했다고 어디선가 인터뷰한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내 아이가 봐서 충격을 받고 악영향이 있을 것 같은 영화는 만들지도 말고 출연하지도 말아야지요! 영화가 세상 현실을 투영하는 하나의 거울과도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기도 하지만 굳이 보기 불편할 정도로 잔인한 영화를 주구장창 만들 필요까지야... 이런 경우 흔히 ‘보기싫음 보지말란’ 참 어이없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만, 괜히 오지랖 넓은 이중 한 사람으로서 신경이 쓰이니 어쩌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