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강호동 서장훈 안정환 양준혁 등 ‘스포테이너’들의 맹활약

Chris7 2016. 6. 25. 13:00

요즘 방송계에서 '스포테이너'(스포츠선수 출신 엔터테이너)라 불리는 이들이 맹활약 중입니다. 스포츠 스타로 이름을 날리며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이들이 은퇴 후 방송에 진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강호동 서장훈 안정환 등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이들은 선수시절 유명세로 방송에 간간히 얼굴을 내비치는 수준을 벗어나,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출처=JTBC )

 

 

 

먼저 강호동은 스포츠 스타 출신 예능스타 1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원조 ‘스포테이너’인 것입니다. 1990년대 초반 씨름판을 휘어잡던 그는 1993년 MBC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 당대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엔터테이너로서의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특유의 익살스러움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의 이름 앞엔 어느덧 ‘국민MC’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특히 ‘1박2일’의 큰 성공으로 야외예능의 새로운 장을 열며 유재석과 함께 예능계 투탑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세금 과소납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잠정 은퇴한 뒤 약 1년여 만에 복귀하는 우여곡절도 겪게 되고, 그 후 그가 출연한 KBS ‘달빛 프린스’, ‘투명인간’, MBC ‘별바라기’ 등이 고전하며 위기설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그의 고향인 ‘스포츠’가 그의 돌파구가 됐습니다. 2013년부터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인 KBS ‘우리동네 예체능’이 동 시간대 1,2위를 지켜가며 꾸준히 선전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엔 ‘1박2일’의 원조연출가인 나영석PD의 ‘신서유기2’에 역시 ‘1박2일’원조 멤버들과 출연해 여전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농구선수 출신 ‘국보급 센터’ 서장훈 역시 '스포츠테이너' 중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서장훈은 MBC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흰 쫄쫄이 의상을 입은 서장훈은 큰 키를 바탕으로 한 몸개그부터 직설적이고 솔직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어 JTBC '썰전'을 비롯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서의 매력을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서장훈은 기존의 예능인과 다른 신선한 매력으로 '사남일녀' '세바퀴' 등에 고정 출연하며 어엿한 예능인으로 거듭났습니다. 현재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원조 '스포츠테이너'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축구선수 출신 ‘테리우스’ 안정환도 예능인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정환은 아들 리환이와 함께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안정환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안정환은 '일밤-아빠어디가'를 통해 김성주와 유쾌한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두 사람은 MBC에서 스포츠 중계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안정환 김성주는 축구 중계로 다시 한 번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명콤비에 등극했습니다. 올 초에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화려한 입담으로 시청률 1위를 기록, 2016년 첫 우승자가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정환은 정형돈이 자리를 비운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고정 MC에 발탁되며, 김성주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들 세 사람 외에도 이천수 현주엽 심권호 양준혁 신수지 등 스포테이너의 길에 들어선 스포츠 스타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천수는 거침없고 솔직한 입담을 뽐내며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추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1월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이어 종합편성채널 채널A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수 시절 많은 안티를 보유하기도 했던 이천수는 방송에 진출한 뒤, 현역 시절보다 오히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현주엽은 MBC '무한도전'의 무도 큰 잔치에 출연하며 '예능 늦둥이'가 되었습니다. 이후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에서 '문제 사위'를 자처하는가 하면, '정글의 법칙 in 니카라과'에서 맏형으로 활약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현주엽은 또한 채널 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에선 투덜이 머슴으로, '개밥 주는 남자'에서 따뜻한 애견인으로, MBC '위대한 유산'에선 사춘기 두 아들을 시골로 떠나보낸 아빠로 등장해 다양한 매력을 뽐냈습니다.

 

그리고 MBC ‘파이널 어드벤처’로 예능 신고식을 치른 ‘레슬링의 작은거인’ 심권호는 현재 TV조선 가상결혼 프로그램 ‘남남북녀2’에서 의외의 매력을 뽐내고 있으며 ‘남남북녀’ 시즌1에 이어 심권호와 ‘남남북녀2’에 함께 출연중인 ‘양신’ 양준혁은 2011년 KBS2 ‘남자의 자격’으로 예능 첫 출연 후 꾸준히 예능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그리고 드물게 여성 ‘스포테이너’로 활약 중인 리듬체조 출신 신수지는 KBS 2TV ‘출발드림팀’에선 운동선수 출신 특유의 운동신경을 발휘하며 맹활약했고, KBS N 스포츠 ‘날아라 슛돌이’에선 다정다감한 ‘매니저 누나’로 변신했습니다, 또한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체조를 하며 익힌 댄싱 감각을 새롭게 승화시키기도 했습니다.

 

 

 

 

현재 방송에서 맹활약중인 ‘스포테이너’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바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라는 것입니다. 강호동은 프로씨름 초기의 이만기에 이어 모래판을 휩쓴 천하장사 출신이고 서장훈은 이름그대로 ‘국보급’센터로 한국 농구계를 주름잡았습니다. 여기에 수려한 외모와 실력으로 축구계의 ‘테리우스’로 불리운 안정환,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의 기록왕 ‘양신’ 양준혁에 올림픽 레슬링 2관왕에 빛나는 심권호까지 가히 기라성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한국 스포츠계의 슈퍼스타출신인 것입니다.

 

다소 과한 해석일지도 모르나 과거 스포츠 스타로서의 입지가 높으면 높을수록 방송에서 성공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인즉 각자의 분야에서 일인자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이들이 예능 방송에서 선수시절과는 다른 의외의 코믹하고 허술한 모습들을 보여주기에 신선함과 독특함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이들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 그중에서도 예능 출연이 마냥 반가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강호동이야 워낙 캐릭터 자체가 톡톡 튀는 개성강한 모습이라 오히려 연예인으로의 변신이 자연스러운 면도 있었고 최근의 안정환 역시 굳이 외모 때문만은 아니지만 왠지 예능 출연이 딱히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전 양준혁이 2010년 은퇴 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다소 의아함이 컸습니다. 제가 워낙 야구를 좋아한 측면도 있지만 ‘거꾸로 야구 배트를 잡아도 3할’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걸출한 선수시절을 보낸 그가 왜 야구계가 아닌 예능계에 발을 들여놓을까란 생각에서였습니다. 이러한 다소 시대에 뒤쳐진 듯한 생각은 근래의 서장훈에 이르러 정점에 도달하고 맙니다. 양준혁이 야구에서 일가를 이웠다면 서장훈은 농구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기에 그가 슬금슬금 예능프로그램에 보습을 보이자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감정인 신선함과 아울러 양준혁 때와 같은 우려감이 교차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서장훈으로 인해 오히려 이제는 더 이상 이들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출연에 굳이 색안경을 끼지 말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도 사실입니다. 대세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강호동 서장훈 안정환 등 이들 ‘스포테이너’들은 현재 스포츠 스타에서 예능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후 방송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스포츠 선수 특유의 강인한 체력과 솔직한 입담, 혹은 허술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과거 선수로서 그들을 좋아했던 이들에겐 반가움으로, 그리고 세대가 다른 젊은층에겐 새로움으로 그들은 팬들과 다시 교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 선수 시절 화려한 유명세를 뛰어넘어 이제는 어엿한 방송인이 된 이들이 또 어떤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할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