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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기수론’으로 주목받는 여야 잠룡과 중진들

Chris7 2016. 4. 21. 09:11

20대 총선에서 여야 각 당 중진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정치권에 '50대 기수론'이 부상할 조짐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60대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갖가지 상처를 입으면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정치권 내에서 차기 대권주자와 관련해 '세대교체론'이 제기되고 있어서입니다. 하늘의 뜻을 알아 이에 순응한다는 뜻의 ‘지천명’의 이들 50대들이 각 당의 리더십과 대권을 향한 ‘큰 꿈’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태세입니다.


특히 20대 총선 이후 열릴 각 당 원내 지도부 선출 및 전당대회 등의 정치일정에 50대 주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점쳐지면서 '50대 기수론'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야권은 상대적으로 50대 기수들이 넘쳐나는 반면 여권은 중량감 있는 50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아 여권으로선 고민스러운 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20대 총선을 통해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50대 주자들이 대거 입성,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야권 내에서 ‘50대 기수론’의 선봉은 안철수(54세)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라 할 수 있습니다. 안 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견제 속에서도 '녹색 돌풍'을 주도하며 38석의 의석과 함께 정당득표율에서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를 토대로 현재 각종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60대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수도권에서의 눈부신 성적에도 불구하고 호남 참패에 따른 '정계은퇴 및 대선불출마'의 족쇄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과 대비하면 당분간 상승세가 관측됩니다. 다만,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어떻게 충족해 내느냐와 이를 위해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는 데 있어 어떤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느냐가 상승세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민주에선 지역주의의 벽을 허문 4선의 김부겸(58세) 당선자가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 당선자는 지역주의의 벽이 가장 공고했던 대구에서 야당 깃발을 꽂으며 당당히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당선자는 향후 예상되는 강경 그룹과의 노선 갈등 속에서 중도 진영의 대표주자가 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눈길을 끄는 50대 주자입니다. 야권 내 충청권 맹주로 자리매김한 안 지사는 이번 총선에서 김종민 정재호 조승래 당선자 등 측근들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면서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현재 더민주내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영춘(54세), 박영선(56세), 송영길(53세) 당선자도 언제든 대권 도전으로 방향을 틀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송 당선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대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50대 기수론에 대해 "당연히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오세훈(55세)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유력 대권주자들이 대거 낙마한 여권은 '50대 기수론'이 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여권내 1위를 달리고 있던 김무성(64세) 대표가 총선 참패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만큼 세대교체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선 남경필(51세) 경기지사와 원희룡(52세) 제주지사, 김기현(57세) 울산시장 등의 광역단체장들이 '세대교체론'의 주역으로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총선에서 낙선하긴 했지만, 오 전 시장도 여전히 잠룡으로 분류됩니다.


반면, 일각에선 이들 단체장들이 대부분 정치권에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었던 탓에 피로감이 높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에 복당을 신청한 유승민(58세) 무소속 의원이 주목받는 카드 중 하나입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복당 여부와 관계없이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여권의 혁신을 주도하면서 비박(비박근혜)계의 구심점으로 부상,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영남권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및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관계 복원 여부는 여권내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과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다소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지역적으로 영남에 갇혀 있는 정치적 존재감을 수도권으로 넓히는 것도 그의 입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선 '50대 기수론'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는 "대권주자를 나이를 기준으로 해서 분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50대 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지 않은 인사들도 있다. 어떤 정치적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0대 국회는 ‘58년 개띠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옵니다. 더민주당 김부겸 추미애 민병두, 국민의당 김성식, 무소속 유승민 당선자 등이 모두 1958년생입니다.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될 20대 국회에선 대권주자들도 ‘여소야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야권 50대 잠룡들의 약진이 두드려져 보입니다. 기존 빅3중 야권의 문재인 전 대표와 50대인 안철수 대표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는 반면 여권의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구에서의 당선으로 주가가 치솟은 50대의 더민주 김부겸 당선자까지 대선레이스에 참가할 기세입니다. 하지만 여권에선 역시 50대인 유승민 의원 외엔 뚜렷한 대선주자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남경필 원희룡 지사들이 50대이긴 하나 내년대선에 대한 야망이 현재로선 약해 보이고(아마도 차차기를 노릴 듯함) 새누리당의 인기가 하락세인 현재 선 듯 대선전에 뛰어들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권 외에 당권과 원내대표직에 도전할 여야 각 당의 50대 중진들도 많습니다. 새누리당에선 차기 당 대표 주자로 꼽히는 50대 기수로 우선 정병국 의원이 있습니다. 총선 패배 수습을 위해 50대 중심으로 리더십을 바꿔 보자는 세대 교체론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원유철 원내대표도 50대입니다.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한때 돌았지만 이제 그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 출마는 부적절하다는 얘기입니다.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유기준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50대이고 각각 수도권, 부산·경남, 충청을 대표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단한 지역주의를 깨고 생환한 4선 김부겸, 3선 김영춘 의원의 행보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7대부터 내리 4선을 한 박영선 조정식 의원도 보폭을 넓힐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 86그룹의 좌장 격인 우상호 이인영 의원도 3선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인천시장을 지낸 4선의 송영길 당선자도 있습니다. 다음 달 30일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들 50대 중진 중 일부는 이미 원내대표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당권을 노리며 이를 발판으로 광역단체장을 바라보기도 하고 내친김에 내년 대선을 겨냥하는 이도 있습니다. 40대가 조직적으로 충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민주당은 50대로 당 주도세력이 교체될 상황을 맞은 셈입니다.


과연 여야의 이들 50대 중진들이 ‘50대 기수론’을 앞세워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