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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슈퍼 토요일’ 크루즈 샌더스 선전, 2위들의 약진

Chris7 2016. 3. 7. 10:25

3월1일의 ‘슈퍼 화요일’과 3월15일의 ‘미니 슈퍼 화요일’에 비해 경선주와 선출 대의원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관심도가 떨어지긴하나 또 하나의 주요 경선일이었던 3월5일(현지시간)에 일명 ‘슈퍼 토요일’경선이 치러졌습니다.


이날 경선에서 2위권 후보들인 공화당의 크루즈와 민주당의 샌더스가 선전하며 미국 대선 경선판이 다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대세론을 굳혀가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일 경선에서 이들 2위 후보들에 의해 다시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4곳 중 2곳에서,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위원은 3곳 중 2곳에서 각각 승리를 거두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두 사람이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선전한다면 양당의 경선은 7월 전당대회 직전까지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 메인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과 캔자스, 네브래스카주에서 실시된 민주당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와 버니 샌더스가 각각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을 꺾어 ‘대세론’에 일격을 가했다. 왼쪽 사진은 4일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유세를 하는 크루즈, 오른쪽은 5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연설하는 샌더스다. 내셔널하버·클리블랜드 | AP연합뉴스



'포스트 슈퍼 화요일'로 불린 이날 경선에서 공화당은 트럼프가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이 2곳씩 나눠 가졌습니다. '2대 2' 동률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크루즈 의원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캔자스에서 48.2%의 높은 득표율로 23.3%에 그친 트럼프를 24.9%포인트의 득표 차로 제쳤습니다. 동북부 메인 주에서도 45.9%의 득표율을 기록해 32.6%를 얻은 트럼프를 13.3%포인트 앞섰습니다.


민주당 역시 클린턴 전 장관은 다른 지역보다 흑인 인구 비중이 높은 남부 루이지애나 한 곳만 건지고 백인 인구가 많은 켄터키와 네브래스카에서 패배했습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앞서 12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4곳에서 이기고 8곳을 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으나 이번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크루즈 의원으로서는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필두로 한 주류 진영이 트럼프 저지를 위한 '반 트럼프' 캠페인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승리를 거둬 더욱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루즈 의원과 샌더스 의원은 이번 승리 덕분에 대의원 격차를 다소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순수하게 경선을 통해 확보한 대의원 숫자는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 596명, 샌더스 의원 407명으로 189명 차이였습니다. 물론 슈퍼 대의원을 포함하면 클린턴 전 장관 1066명, 샌더스 의원 432명으로 격차가 크게 늘어납니다.


공화당은 트럼프 335명, 크루즈 의원 248명으로 87명 차이였습니다. CNN 방송은 이날 경선을 거치면서 누적 대의원 확보 숫자가 민주당은 클린턴 전 장관 1121명대 샌더스 의원 474명, 공화당은 트럼프 362명대 크루즈 의원 27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날'이었습니다. 그는 캔자스 등 3개 주에서 3위, 메인 주에서는 4위에 그치는 졸전을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은 각각 11개 주, 6개 주에서 승리한 반면 루비오 의원은 미네소타 한 곳만 차지했습니다. 만약 지역구인 플로리다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크루즈 의원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중도 하차하라는 당내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2차 승부처로 통하는 ‘미니 슈퍼 화요일’의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크루즈 의원과 샌더스 의원이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도 돌풍을 이어간다면 경선판을 단숨에 우위 국면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민주당의 경우 아직 '힐러리 대세론'은 굳건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121명(상하원 의원, 주지사, 당 간부 등에게 주어지는 슈퍼 대의원 포함)으로 샌더스 의원(479명)의 2배 이상 됩니다. 하지만 15일에도 이변이 발생할 경우 '크루즈 돌풍'과 맞물려 민주당 경선 판도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 주자와의 본선 가상대결에서 트럼프에게만 우위를 보이는 반면 샌더스 의원은 크루즈·루비오 의원 등 모든 주자를 앞서고 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질 경우 민주당 지지층이 샌더스 의원에게 집결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3월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 지역은 플로리다(대의원 민주 246명·공화 99명) 일리노이(182명·69명) 미주리(84·52명) 노스캐롤라이나(121명·72명) 오하이오(159·66명) 주 등입니다.


공화당은 여기에다 9명이 걸린 노던 마리아나스에서도 경선을 치릅니다. ‘미니 슈퍼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은 민주당 792명(전체 16.6%), 공화당 367명(전체 14.8%)입니다. 이곳까지 경선이 끝나면 민주당은 49.7%, 공화당은 62.1%의 경선이 마무리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