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각 당은 공천과 통합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새누리당 역시 공천 살생부, 여론조사 문건 유출 등 각종 악재로 뒤숭숭한 상태에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터졌습니다.
친박계 핵심이자 대통령 정무특보까지 지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공천배제를 촉구한 녹음파일이 채널A를 통해 공개된 것입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윤 의원은 현역 의원 40여명의 공천살생부 명단이 알려진 지난달 27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면서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리려 한 거여”라고 비난했습니다.
지난달 27일은 김 대표가 “친박계가 ‘비박계 40명을 물갈이하라’ 했다”고 정두언 의원에게 말하면서 이른바 ‘살생부’ 파문이 시작된 날입니다. 채널A는 이날 ‘A 의원’이라고 익명으로 보도했으나 윤 의원이 보도 직후 기자들에게 실명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름이 공개된 것입니다.
윤 의원이 사석에서 한 발언이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의원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에서 “2월 27일은 아침 신문을 통해 김무성 대표께서 친박 핵심으로부터 현역의원 40여 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말을 김 대표가 직접 했다는 뉴스를 접한 상태였다”며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 의원의 사과에도 비박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은 윤 의원의 김무성 대표 공천 배제 발언 및 욕설 파문과 관련, “도의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라고 반발하며 해당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김학용 실장은 “당대표에 대한 증오서린 욕설과 폭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당대표까지도 권력에 의해 공천에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오만하고 반민주적인 발상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발언을 한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은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정말 너무나 걱정”이라며 윤 의원의 공천배제를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윤상현 의원은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이러한 해당행위가 용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당내 회의석상에서 ‘침묵시위’중인 김무성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관련 보고만 측근들을 통해 전해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천으로 인한 계파 갈등이 폭발한 가운데, 김 대표가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한편 이번 악재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9일로 예정됐던 2차 공천발표를 잠정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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