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며 관심 속에 시작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4였습니다. 이번엔 무사하길 바랬으나 또 다시 자막 논란이 일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몇 차례 자막 논란에 시달린 MBC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 또 말썽을 일으킨 것입니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선 여군특집 4기 입소자들의 모습이 그려졌고 방송 말미 다음 회 차 예고편이 나갔습니다. 그중 이채영의 허당기있는 모습이 소개되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자막이었습니다. 이채영은 모포를 들고 침상에서 바닥으로 내려오던 중 미끄러졌습니다. 크게 넘어지며 하마터면 머리를 침상 모서리에 찧을 뻔 했던 것입니다. 꽤나 위험한 상황이었고 실제로 군대에서는 비슷한 사례로 큰 부상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막에는 '거진 초 단위로 불뿜던 슬랩스틱'이라고 나왔습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슬랩스틱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큰 사고가 아니라는걸 강조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문제는 '진짜 사나이' 제작진의 자막 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여군특집 3기에서 남성에 대한 출연자들의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이 부주의한 자막과 하나가 돼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김현숙은 "남자 상사들이 멋있다. 특히 제식하던 소대장님 섹시했다"며 "엉덩이가 화나 있다. 태도까지 섹시하다. 그런 남자가 나중에는 자상하다"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유리 역시 "엉덩이가 올라가 있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미라 역시 "몸이 너무 멋지셨다. 키도 크시고…"라며 좋아했습니다.
출연자들의 말도 말이지만 자막에는 소대장의 뒤태를 잡아주며 엉덩이에 불 CG를 넣어 '화난 엉덩이'라고 친절하게 자막까지 입혔습니다. 굳이 엉덩이에 CG까지 입혀 강조한 것입니다. 단순히 예능이라고 웃고 넘어갈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소대장의 가족까지 나서 분노를 표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1일 방송에선 입소를 준비하던 4기 멤버 트와이스 다현이 신상명세서를 작성했습니다. 1998년생으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최연소 지원자 입니다. 이때 자막에는 '1998년생! 향년 19세!'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향년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라는 뜻으로 죽은 사람의 나이를 말합니다. 제작진이 말하고 싶은 건 향년이 아닌 방년이었을 것입니다. 방년이란 스무 살을 전후한 여성의 나이. 즉 꽃다운 나이라는 뜻입니다. 국어사전 한 번만 찾아봐도 충분히 체크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확인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그야말로 망신살이 제대로 뻗치고 말았습니다. 멀쩡히 산 사람을 죽인 사람 취급한 것입니다.
그간의 전례가 있었기에 ‘여군특집4’ 이번만은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랬지만 결과적으로 걱정이 현실화 돼버렸습니다. 사실 ‘진짜 사나이’뿐만 아니라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자막에 대한 논란이 그동안 끊이지 않고 있어 왔습니다. 말도 않되는 ‘뜬금포’에 손발까지 오그라들게하는 오버스러움까지, 프로그램 시청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드리는 자막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똑같은 패턴이나 실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방송사는 프로그램 시청률에만 목매달게 아니라 제작진의 소양 수준과 인성 교육에도 신경 좀 썼으면 합니다. (MBC가 그럴 일은 없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세상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조 ‘아나테이너’ 김성주, 대세 예능 MC 되다 (0) | 2016.03.12 |
---|---|
인공지능 ‘알파고’에 패배한 이세돌 9단, 무섭게 진화한 인공지능 (0) | 2016.03.11 |
‘마리텔’ 가희와 배윤정의 막장 방송 논란 (0) | 2016.03.04 |
드라마 '시그널'과 '치인트', 논란을 대하는 전혀 다른 모습 (0) | 2016.03.02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 (0) | 2016.0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