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대하드라마 ‘장영실’ 과학 사극 조선의 하늘을 보다

Chris7 2016. 2. 14. 09:41

KBS 대하드라마 사상 최초의 과학 사극 ‘장영실’의 인기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과학 전문용어 등 어려운 대사는 물론 힘들게 만든 기구가 잘 작동되지 않아 고충을 겪으면서도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입니다. 이 같은 인기 요인에는 ‘사극 어벤져스’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뽐내고 있는 배우들의 호연과 첫 과학 사극에 도전하는 PD의 남다른 책임감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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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BS드라마센터에서는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 연출 김영조) 기자간담회가 김영조 PD 그리고 송일국, 김상경, 박선영, 이지훈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장영실’은 유교만이 세계의 질서로 여겨지던 시대에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했으나, 궁에 들어가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를 만들어 내는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장영실이라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임과 동시에 사극과 과학의 만남으로 기존 사극과는 차별화를 뒀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시청률로 이어졌습니다. ‘장영실’은 이전 큰 호응을 얻었던 ‘정도전’의 시청률 상승 곡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첫 방송당시 11.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장영실’은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탔고, 지난 23일과 24일 방송된 7, 8회가 14.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것입니다.


이날 박선영은 “시청률이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 좋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실제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 배우들이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준다. 대본이 나오면 과학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디테일한 감정선들은 현장에서 맞춰보는 경우가 많은데, 사극 어벤져스처럼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뤄서 너무 신나고 재밌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청률과 별개로 김영조 PD는 과학 사극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전쟁 드라마도 찍어 봤는데, 과학 드라마가 할 일이 많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다”며 “장영실에 대한 기록이 너무 없고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많아서 고민스러웠다. 장영실이 만들었던 기기(자격루, 측우기 등) 중심으로 가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혔습니다. 팩션 사극이지만 말도 안 되는 상상력이 아니라 제1의 원칙을 공익으로 세웠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과학이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전통이 있고, 세종대왕 때부터 많은 과학자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저한 고증과 원칙으로 대본도 현장에서 수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내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어떻게 그대로 두겠냐”면서 “대사가 외우기가 힘들지만 자주 고치는 편”이라며 배우들에게 미안함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이날 송일국은 간담회 이후 자신이 말해야할 대사를 읊으며 “꼭 외국어를 외우는 것 같다. 요즘 촬영을 하면서 뇌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그럼에도 PD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습니다. 송일국은 “감독님의 열정이 시청률 상승의 요인인 것 같다. 배역 하나 허투루 캐스팅 하지 않는다. 대사 한 번 하고 스쳐지나가는 역도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연극배우들을 많이 기용한다”면서 “다들 공연을 해서 스케줄 조정이 어렵기도 하다. 그런데 작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맡아줘서 전체적인 작품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배우들 역시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한마디씩 보탰습니다. 이지훈은 “초등학생, 중학생 조카들이 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드라마에 나오니까 설명도 되고 재미도 있어 한다. 호기심이 생긴다고 하더라. 어린아이들이 보면 부모들도 같이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박선영은 “방송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가 열심히 봐준다. 아버님 세대, 학생 그리고 어린 친구들까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우리 사극의 강점인 것 같다”며 “여기에 수많은 별과 CG 등 수려한 영상미와 사극답지 않은 음악들이 나와서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PD는 미술팀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는 “미술팀이 고생이 정말 많다. 박봉인데 내가 너무 괴롭혀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면서 “만약 시청률 20%가 넘는다면 행운 중의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다. KBS가 매년 대하드라마를 하지 못할 정도로 예산이 없다. 만약 20%가 넘는다면 더 좋은 대하드라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실제 장영실이 과학자가 힘들게 된 것처럼, 제작진과 배우들이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장영실'을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땀과 노력이 계속해서 빛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