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견가수들이 컴백하며 내세우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세대공감’입니다. 중장년의 오랜 팬들 뿐만 아니라 그 자녀 세대도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2013년 조용필이 19집 ‘헬로’를 내며 그랬고, 올해 봄 이문세가 스페셜 앨범 ‘뉴 디렉션’을 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사람은 세‘대공감’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신승훈이 지난 11월 10일 발표한 11집 파트2 ‘앤 아이엠’도 ‘세대공감’이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앞선 가수들과는 좀 다른 모양새 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매체’를 통해서도 부모와 자녀 세대가 소통이 이뤄지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승훈은 11월 9일 한 포털사이트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1인 인터넷 생방송으로 자신의 신곡과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인터넷 생방송이 생소한 중장년 팬들은 자녀들의 도움으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방송을 지켜봤고, 이야기창에 글도 남기며 가수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대의 자녀세대는 이 과정에서 신승훈의 음악을 접하면서 요즘의 아이돌 가수들과 다른 흐름을 읽게 됐습니다.
이날 신승훈의 인터넷 생방송을 지켜본 누리꾼은 약 8만 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플랫폼의 댓글란에는 “딸의 아이디로 접속했다”는 글과 함께 “엄마를 통해 신승훈의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됐다”는 취지의 글들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음악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서로 공감대를 만든 계기가 된 것입니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신승훈은 이를 기념하는 새 앨범인 11집 ‘아이엠 앤 아이엠’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팬들을 위한 6곡,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담은 6곡을 각각 파트1 ‘아이엠’, 파트2‘앤 아이엠’으로 나눠 냈습니다. 새앨범 발매에 맞춰 콘서트도 개최 했습니다.
신승훈은 200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THE 신승훈 SHOW' 브랜드 콘서트로 국내 및 해외 공연의 매진 신화를 이어가며 대체불가한 '공연의 신'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신승훈의 진가는 '콘서트'에서 드러납니다. 음반을 저평가하는게 아니라, 콘서트에서의 신승훈이 그만큼 '완벽'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신승훈에게 '포스트 가왕' 타이틀이 붙는 이유는, '가왕' 조용필 만큼 앨범을 많이 판 이유도 있지만 그보단 콘서트에서의 높은 완성도가 흡사한 덕분입니다. 콘서트에서의 신승훈은 말그대로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일단 가창력은 두 말할 필요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CD를 씹어 먹은' 듯 한 라이브는 신승훈을 위한 얘기라고 할 정도입니다. 거기에 레퍼토리가 많습니다. 워낙 히트곡이 많아, 내가 듣고 싶은 노랠 들을 수 있는 확률이 적을 정도입니다. 관객 장악력 또한 좋습니다. 거기다 충성도 높은 팬들은 공연까지 즐길 줄 압니다. 공연 중반 '엄마야'를 부르며 이어지는 신승훈과 관객들의 율동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입담은 또 어떤가요? 공연에서 흔히 토크가 많은 가수는 '노래를 못해서'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승훈은 적재적소에서 관객들과 토크로 교감할 줄 아는 뮤지션입니다. 공연장 사운드도 세심하게 잡아냅니다. 체조경기장 같은 대형 콘서트에서도 공연을 온전히 즐기기에 완벽에 가까운게 신승훈의 사운드 입니다. 가왕 조용필의 뒤를 이을 ‘포스트 가왕’이란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신승훈의 면모입니다.
솔직히 조용필보단 신승훈의 음악에 좀 더 공감되는게 사실입니다. 조용필 팬 분들껜 미안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조용필의 음악은 따로 찾아서 들어본게 언제인지 까마득하지만 신승훈의 노래는 지금도 가끔 들을 만큼 가깝게 느껴집니다. 물론 신승훈과의 세대적 동질감도 있지만 제 취향이 조용필보단 신승훈 쪽이라고 하는게 맞는 말이겠죠! 하지만 조용필에게 주어진 가왕이라는 타이틀에 전혀 이견은 없습니다. 우리 대중가요사에 그만큼 굵은 발자취를 남긴 이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승훈이 말 그대로 ‘포스트 가왕’이란 말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도 함께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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