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찾은 가발 업체가 알고 보니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무한도전'은 지난 17일 멤버 박명수가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한 홍보성의 방송을 했고, 그래서 진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당했습니다. 박명수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좋으나 일부에서는 비판 이상의 강도높은 비난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박명수가 감수해야 할 부분인듯 합니다. 이른바 '국민 예능의 무게를 견뎌라'입니다.
이번 논란에서 의도성을 함부로 추측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무한도전’의 한 관계자는 18일 오전 OSEN에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무한도전’에서 (간접광고가 아닌) 홍보를 노리고 방송을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업체 특성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재밌는 가발 제작 자체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의도와는 거리가 멀게 본질이 왜곡됐을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박명수가 굳이 안그래도 여론에 민감한 '무한도전'을 통해 사적 홍보를 할 필요가 있냐고 의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명수의 발빠른 사과는 옳았습니다.
박명수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생이 2012년 홀로 설립한 회사로 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라는 짧은 생각에 섭외가 용이한 촬영 장소로만 생각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홍보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한하지 못한 것과 의도와 달리 불편을 야기시킨 것에 대해 거듭해서 사과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DJ를 맡고 있는 라디오를 통해서도 거듭 고개를 숙인 바 있습니다.
이번 일의 잘못은 의도성에 있다기 보다는 좀 더 신중하지 못했다는 데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작진은 “급하게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박명수씨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업체에 도움을 요청,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라면서 “저희는 이 가발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방송 내용상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 방송 내용에만 집중하다보니 촬영장소를 선정하는데 있어 더 신중하게 고민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해명하고 사과했습니다.
사실 해당 방송은 가발 업체를 소개하는 것보다는 가발을 쓰고 머리숱이 많아 보이나 오히려 느끼하고 박명수 같이 않아 앞으로도 가발을 쓸 일이 없을 듯 보이는 박명수의 웃긴 이미지를 극대화한 데 집중했습니다. 그래도 상황이 어찌됐든 '무한도전'이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시킨것 마저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상당수의 ‘무한도전’ 시청자들이 이번 사건으로 일종의 배신감 같은걸 느끼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배신감은 단지 박명수가 자신과 관련된 가발 업체를 방송에 등장시켰기 때문이 아닙니다. 마치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해당 매장을 찾아 이미 일면식이 있던 가발 전문가와도 생면부지인 듯 거짓 연기를 했다는 점입니다.
박명수와 제작진이 굳이 왜 이런 거짓 연기를 연출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민감한 이슈에 휘말려도 시청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소통하는 방식을 택해 지금까지 '국민 예능'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가발 홍보 논란은 전혀 '무한도전'답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차라리 박명수의 동생이 설립한 가발 회사라고 공개하고, 가발 전문가와도 구면이란 사실을 방송에서 떳떳이 밝혔다면 지금처럼 문제가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드라마, 예능을 막론하고 과도한 간접광고(PPL)에 지친 시청자들입니다.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이라면 시청자들에게 그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세상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수종의 ‘잘살아보세’ 남남북녀가 한가족으로 통일을 향해 (0) | 2015.12.24 |
---|---|
한국 드라마와 배우들의 어설픈 중국진출, 불안한 미래 (0) | 2015.12.23 |
SM, FNC등 연예계를 뒤흔드는 거대 공룡 기획사 (0) | 2015.12.18 |
영화 '히말라야' 황정민, 산이 있어 오르는 산사나이들의 이야기 (0) | 2015.12.17 |
영화 '대호' 최민식, 사라진 것들을 지키려는 호랑이 사냥꾼 (0) | 2015.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