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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총재 및 차기 일본총리로 당선

Chris7 2024. 9. 28. 10:31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당선되면서 차기 총리자리에 올랐습니다. 자민당은 27일 오후 도쿄에서 제28대 총재 선거를 실시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을 임기 3년의 신임 총재로 선출했습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데, 현재 다수당은 자민당입니다. 이시바 차기 총리는 2008년 처음 총재 선거에 출마한 이후 다섯 번째 도전, 16년 만에 총재에 올랐습니다.

 

이시바 신임총재는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181표를 획득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과반(368)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치렀고, 결선투표 결과 이시바 총재는 215표를 얻어 다카이치 장관(194)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선거 초반 유력 후보로 거론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은 1차 투표에서 136표를 얻어 3위에 그쳤습니다.

 

 

 

 

이시바 총재는 당내 비주류 인사이자 온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1993년 총선에서 돗토리현 선거구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내리 당선되며 12선 의원이 됐습니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를 통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뒤를 이어 일본의 제102대 총리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이시바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정권을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총리자리에 오르게 되어 오는 101일 새 내각이 구성되는 가운데, 차기 총리로서 그가 짊어진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게 중론입니다. 우선 그가 당면한 차기 과제는 30% 초반까지 떨어진 정당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출범 당시인 202110월 정당지지율은 41.2%였지만, 20246월에는 25.5%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정당지지율이 회복 추세이지만, 9월 기준 31.3%로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암살로 촉발됐던 통일교 게이트’, 투명하지 않은 자민당의 비자금 현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던 비자금 스캔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시다 내각은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통일교 해산 명령, 정치개혁, 감세 카드까지 꺼냈지만 지지율은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린 것입니다. 결국 이는 기시다 총리의 재선 불출마로 이어졌습니다.

 

자민당을 이번 선거를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을 바꿀 개혁의 기회로 보고 돈이 들지 않는 선거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내각제를 채택한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선거에서도 구 파벌의 정치적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사히 신문은 선거전 후보들이 의원들의 집단표를 움직일 영향력이 있는 중진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며 총재선거가 막판 파벌 회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차기 총리는 취임 후 중의원(일본 하원)을 해산하고 다시 국민들에게 신임을 묻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내년 7월에는 참의원(일본 상원)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총리는 지지율을 끌어올려 양대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시바 차기 총리는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 정상화에 나선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실질임금 상승을 안정적으로 이뤄내 잃어버린 30년을 탈피해야 할 책임역시 막중합니다. 일본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대까지 상승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 경제성장이 실질적인 상승 궤도에 올라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이즈카 요코 어셋매니지먼트원 이코노미스트는 기시다 정권의 성과와 차기 총리의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물가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이나 가격전가의 정착에는 중소기업의 동향이 중요하다라며 중소기업이 최저임금을 올리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시 세금 우대 정책 확대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설비투자 등에 대한 보조금 확충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미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2030년부터 인구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2030년까지가 경제구조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고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한편 미국에서도 오는 11월 새 대통령이 선출됩니다. 미일은 전통적 동맹 관계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일본과의 무역협정을 개정하고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달 중국 군용기가 처음으로 일본 영공을 침범하고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자위대 발족이래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양측간 긴장관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서는 중국 심천에서 10세 일본인 아이가 중국인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난제들 역시 이시바 차기 총리가 풀어 나가야할 과제들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