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공개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정상은 물론 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천만 영화’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서울의 봄’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개봉 14일 만의 기록입니다. 개봉 후 시간이 지날수록 흥행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1~3일) 동안 ‘서울의 봄’은 관객 170만 2212명을 모았습니다. 개봉 첫 주인 149만 4000명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관객이 몰린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각각 70만 914명, 67만 7270명을 모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개봉 첫 주말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하고 점점 숫자가 줄어들지만, 이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점차 관객이 늘어나는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관객 증가 속도는 1426만 명을 동원한 ‘국제시장’(2014), 1232만 명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보다도 빨라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인 ‘범죄도시3’(누적관객 1068만명) 보다는 전체 관객 동원량이 떨어지지만, 단순 비교는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범죄도시3’ 역시 2주차에 1주차보다 관객이 많이 들었고, 2주차 주말까지 관객 수는 778만 명이었습니다. 다만 5월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은 여러 행사를 통해 이미 개봉 전 48만명의 관객을 확보했고, 상영 둘째 주 월요일과 화요일(현충일)에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면서 관객 동원이 용이했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서울의 봄’의 최종 흥행 성적은 기대해 볼만하다는 게 영화계의 관측입니다. 514만 명이 관람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의 경우, 개봉 2주차 주말까지 누적 관객은 353만 명이었습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천만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계속 관객이 늘어나는 추세고, 경쟁할 수 있는 영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금주 ‘나폴레옹’이 개봉하지만, 할리우드 배우·작가 파업 등의 영향으로 홍보가 미흡하고, 인지도 면에서도 ‘서울의 봄’이 한 수 위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상업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범죄도시3’, ‘밀수’, ‘잠’, ‘30일’, ‘옥수역 귀신‘, ‘서울의 봄’ 정도입니다. 김성수 감독과 출연진은 개봉 3주차 부산, 울산, 대구의 극장 무대 인사에 나서는 등 흥행몰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입니다.
특이한 점은 전체 관객의 절반 이상이 2030 MZ 세대라는 것입니다. 이들 젊은 세대가 기대 이상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관련해 개봉 직후부터 영화를 보면서 높아진 심박수를 측정해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는 '심박수 챌린지'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전까진 관심이 없었던 12.12와 관련해 유튜브나 책에서 실제 역사적 사실을 찾아보거나, 두 번 세 번 영화를 다시 보는 이른바 N차 관람이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새로운 문화 현상을 주도하며 코로나 19와 티켓 값 인상 등으로 침체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의 평가와 관련해선 각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예전 극화들, 특히 제5공화국 같은 작품들이 실존 인물의 캐릭터를 똑같이 재현하는 데에 많은 초점을 두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보다는 황정민이나 정우성하면 생각나는 배우 특유의 개성을 살림으로써 오히려 그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에 대한 몰입감과 설득력을 높였다는 평입니다. 극 전반을 전두광과 이태신이라는 두 인물 간의 대결 구도로 그리고, 이 부분의 밀도를 굉장히 높게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발생한 12·12 쿠데타(군사반란)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정권을 탈취하려는 신군부 세력 전두광 보안사령관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습니다.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아수라’(2016) 등을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이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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