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습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한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투표 결과 재석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습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중 과반 찬성으로 가결됩니다. 이번 표결은 투표한 295명 가운데 148명 이상이 찬성하면 국회 문턱을 넘는 것이었습니다. 표결 결과 과반을 2표차로 턱걸이로 넘어선 것입니다.
국민의힘(110명)과 정의당(6명),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하영제·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등 120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민주당 의원 중 이탈표가 28명 이상 나온다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찬성표가 149표 나옴에 따라 민주당에서 29명이 이탈해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재적 298석 중 167석을 차지하고 있어 단독 부결이 가능했습니다. 이 대표는 단식 중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습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정해 구속여부를 판단하게 됐습니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원내지도부 역시 함께 총사퇴했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입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의총) 이후 취재진과 만나 “표결 결과가 지도부의 논의·요청·설득과 다른 방향으로 나왔기에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시간부로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한다. 사무총장과 산하 정무직 당직자도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은 책임론을 두고 큰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본회의 직후 열린 의총에서는 친명(친 이재명)계와 비명(비 이재명)계가 서로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의총장에서는 고성이 오갈 정도로 의원들 사이의 격한 발언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우선 체포동의안 가결을 자신들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번 표결은 원내 사안”이라며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의원들에게 부결 투표를 요청했고 이를 설득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한 결론이 맺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고 그런 판단 아래 사의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후 이 상황의 수습과 책임을 지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를 종합해 더 명확한 사의 표명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너무 늦지 않은 시일에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에는 당헌·당규에 따라 모든 것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의총 종료 이후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차기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에 당헌·당규에 따라 선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다만 정기국회 회기 중인데다 국정감사 등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원내지도부에 대한 책임론 제기로 이들이 사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로고 있습니다. 체포동의안 부결이 지난 20일 급작스레 나온 '이 대표의 부결 호소 입장문' 탓이라는 분석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대지도부는 사퇴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의원들 각자가 더 노력할 것 보인다”며 “공백이 없도록 최대한 차질 없이 원내지도부를 새로 구성하자는 논의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사무총장과 이하 정무직 당직자가 일괄 사의 표명했다. 사의 여부 결정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라는 이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원내대표단을 최대한 빨리 구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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