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것을 출제해선 안 된다"며 내놓은 '공교육 내 수능 출제' 방침에 대해 일부에서 '역사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다지·현우진 등 일부 일타강사들이 내놓은 비판발언이 정치권으로 확전되는 모양새입니다. 비판발언 이후 이다지 강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등 SNS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져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이 강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윤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이 강사는 해당 SNS글을 빠르게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 강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등 SNS를 직접 찾아가 비판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부의 수능 출제 방향을 다지쌤이 비판한 데 대해 강사들 밥줄 끊길까 봐 다지쌤이 그런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해명 부탁합니다!", "수능을 배운 거에서만 내라는 게 왜 잘못된 건가요? 19살 때 귀동냥으로만 전공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수능 난이도는 낮추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하고 자기가 선택한 전공 안에서 경쟁을 붙이는 게 맞는 것 같은데요" 등의 댓글로 이 강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했습니다.
다른 이들은 "학생들 위하는 척 글 올린 건 경솔했네요. 솔직히 살면서 알 필요 전혀 없는 고난도 문제 한 두 개라도 맞추려고 부모님 노후대책까지 포기하면서 학원 다녀야 하는 현실에 처한 아이들이 제일 불쌍한데요? 솔직히 사교육에 돈 쏟아 부어야 하는 문화 없어져야 함", "사교육까지 공부하면서 학생들 스트레스 받고 부모님들 등골 휘게 하는 건 문제 있다고 봅니다. 공교육만으로도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대학 가는 것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등의 비난성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냥 돈 없는 거지들은 고졸로 때려 치워라를 순화시켜서 말한듯합니다", "대입시험은 교과과정에서 출제해야 함. 사교육 때문에 학생들 이중고에 부모들 허리 휘고 출산율 떨어짐. 일타강사 100억원 수입 감소할까 봐 그러냐?", "이다지 강사는 교과서 위주로 수능 나오면 학생들이 교과서 위주로 학교에서 공부하면 자기 돈줄인 학원생들 줄어들까 봐 무서운 건가요?", "쫄아서(겁을 먹어서) 인스타그램 비공개 해놨네. 그니까 말조심 했어야지", "여기가 그 채널인가? 얘들아.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 중요하다~ 솔직히 돈 못 벌까 봐라고 솔직하게 말하지 무슨 아이들 위하는 척은ㅉㅉ" 등의 저격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 댓글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모두 삭제됐습니다. 이 강사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공지를 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으로 번져버린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유명 일타 강사 현우진 씨도 "애들만 불쌍하다"며 비난의 발언을 했는ep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일타 강사들 탐욕의 선동"이라며 현 씨를 향해 쓴소리를 남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 대통령의 'NO 킬링 문항'은 정말 옳은 말"이라며 "그런데도 일타강사들이 난리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타강사들은 1년에 100억을 벌면서 '탐욕의 선동'이다. 이게 정상인가. 부모들 등골 뺀 값이다"라며 "그렇게 애들이 불쌍하면 '킬링 문항' 개인과외도 24시간 해주고 문제집도 무료 배포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전 의원 "왜 킬링 문항이 있어야 하나. (수능은) 대학 강의를 이해할 기본을 가리면 될 일인데, 킬링 문항은 고난도 문제를 내서 아이들 떨구는 말 그대로 '킬링'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 씨를 향해 "딱 '난민 받아야 한다'던 난민 홍보 대사 정우성하고 똑같다"며 "진짜 애들이 불쌍하면 킬링 그만하자"고 말했습니다.
앞서 메가스터디 소속 수능 수학 강사 현 씨는 지난 17일 SNS에 윤 대통령이 교육과정 내에서만 수능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애들만 불쌍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럼 9월(모의평가)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거냐.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 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의 연봉은 200억원대로 알려진 '일타강사 중 일타'입니다. 2017년엔 "소득세가 130억원이었다"고 직접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 해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의 분양권을 250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해 화제가 됐습니다. 2021년 국내 유명인들의 시계 정보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kstar_watch'에서도 출시가 1억3500만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를 차고 수업을 하는 현 씨의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최상위권 수험생 간 변별력을 위해 출제됐던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수능의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 기법 등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키로 결정했던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습니다.
당정은 여의도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당정은 '킬러 문항'이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정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수능 입시 대형 학원의 거짓·과장 광고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일부 학원의 불법 행위에도 엄중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당정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예방하고 국가가 기초 학력을 책임지고 보장하도록 '학력 진단'을 강화하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비판여론에 대해 "일각서 소위 '물수능'(지나치게 쉬운 수능) 이슈로 치환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공정한 수능은 결코 물수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 아이들이 학원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공정한 수능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고, 저는 이러한 수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수능 입시 대형학원 등의 과장 광고 등 학원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대응해 학부모가 안심하도록 할 것"이라며 "아울러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수요를 원인별로 맞춤형 대응을 하는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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