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편견의 벽을 허문 ‘복면가왕’

Chris7 2015. 8. 27. 09:09

연령과 직업, 성별 그리고 인기 등 모든 편견을 버리고 오로지 노래실력 하나만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 MBC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복면 가왕’의 모토입니다. 말 그대로 계급장 모두 떼고 노래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복면 가왕’은 가면 속에 자신의 얼굴을 감춘 채 노래를 한다는 이색 포맷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 14%대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복면 가왕’의 인기 이유는 깜짝 놀랄 반전과 주인공 공개 후 느끼게 되는 감동, 바로 반전과 맞히는 재미입니다.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현재 인기 예능으로 자리 잡은 '복면가왕'은 특히 오랫동안 대중에게 잊혀졌던 가수나 아이돌에겐 아주 매력적인 프로그램입니다. 노래 대신 외모, 춤, 이미지로 평가받았던 가수들이 진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무대인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아이돌 포함 가수들뿐 아니라 많은 수의 배우나 개그맨 등이 '복면가왕' 출연을 원한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담당 PD는 이들의 섭외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를 보고 있다는데요,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기준은 물론 노래를 잘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의외성을 가진 인물을 찾고 있다합니다. "답을 맞히는 재미와 복면 벗었을 때의 놀람을 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목소리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출연자 섭외가 중요한 것입니다. ‘복면가왕’의 특이성은 그래서 승패의 여부보다 복면을 쓴 이의 정체 혹은 그것을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 더 큰 이목을 끈다는 것입니다.

 

 

지금 ‘복면가왕’을 통해 많은 연예인들의 가창력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상 적이었던 건 바로 ‘아이돌의 재발견’이 아닐까 합니다. 1,2대 복면 가왕 이었던 에프엑스의 루나부터 최근 9대 복면가왕인 멜로디데이의 여은까지 그저 귀엽거나 섹시한 컨셉으로 시선을 끄는 이들이 걸그룹 아이돌 이란 기존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입니다. 물론 언제부터인가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범상치 않은 음악적 재능을 인지하곤 있었지만 막상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뛰어난 가창력을 목격하고 난 뒤의 감흥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비록 복면가왕엔 오르지 못했으나 B1A4의 산들과 비투비의 육성재 그리고 ‘가창령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었던 4,5,6,7,대 복면가왕 김연우를 위협했던 에이핑크의 정은지나 스피카의 김보아까지 과연 아이돌들의 가창력 그 끝은 어디까지일까라는 물음표를 제가 던져주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딱히 관심이 없어 한 회도 시청하지 않았던 ‘복면 가왕’을 또다시 1회부터 ‘폭풍몰아보기’ 하게 된 것도 9대 복면가왕 ‘고추 아가씨’ 여은이 ‘노래왕 통키’의 이정을 18회 차에서 꺾는 장면을 우연히 재방송에서 보면서입니다. 이정이야 예전부터 가창력 있는 싱어라 알고 있었지만 그런 그를 이긴‘고추 아가씨’의 뛰어난 가창력에 신경이 집중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요? 지난 주말 내내 눈에 핏발이 설정도로 집중해서 ‘복면 가왕’의 지난 회 차 들을 보면서 상상이상의 가창력을 보여준 아이돌들의 모습에 감동을 하긴 했지만 며칠에 걸쳐 한꺼번에 몰아서 본 후유증인지 ‘복면 가왕’의 큰 매력 중 하나였던 그들의 맹활약(?)에 다소 지쳐갔습니다. 하지만 이때 메마른 땅에 내린 한줄기 소나기 같이 시원함을 준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노을의 강균성과 다비치의 강민경 이었습니다. 최근 가장 핫한 예능인중 하나로 알고 있던 강균성과 보컬 그룹 다비치의 동료인 이해리의 노래에 묻혀 비주얼 담담으로만 여겨지던 강민경의 노래를 들으며 ‘복면 가왕’의 근본 취지에 가장 부합한 출연자들 중 두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메인MC 김성주의 매끈한 진행솜씨입니다. 결코 튀지 않고 차분하게, 강약의 완급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하며 MC로서의 그의 자질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또 한명의 MC라 할 수 있는 김구라의 진행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 개인사에 큰 아픔들이 있어 더 이상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닐 것 같아 줄이겠습니다. 모쪼록 힘든시간 잘 극복해서 날카로운 독설가로의 예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의 모토답게 어떠한 편견 없이 오직 가창력으로만 승부하는 ‘복면가왕’이 연예인들에겐 자신의 숨겨졌던 실력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로, 시청자에게는 그런 그들을 재발견하고 누구인지 맞출 수 있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이들이 나와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고 재미까지 줄지 알 순 없지만 출연한 연예인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감동의 눈물까지 흘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