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 이민호, 비주얼에 못 미치는 드라마 스토리

Chris7 2016. 12. 2. 10:19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시작한 드라마가 예상대로 순항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률 면에서 말입니다. 바로 SBS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는 방영과 동시에 안방극장 화제작으로 부상했습니다. 시청률 수치에서는 동시간대 경쟁작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고 화면 속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도 관심을 끄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둘러싼 평가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공감대가 부족하다거나 극이 지나칠 정도로 주연 배우에게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린 드라마였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로 중국 대륙까지 뒤흔든 박지은 작가의 작품인 데다 톱스타 전지현 이민호가 캐스팅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 ‘어우야담’에 등장한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작품은 인어(전지현)와 꽃미남 사기꾼(이민호)의 운명적인 러브 스토리 위에 코믹과 로맨스를 오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쌓아올리고 있습니다. 패션 화보를 연상케 하는 수려한 영상미도 볼거리입니다.


높은 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드라마는 지난달 16일 처음 전파를 타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 회 시청률은 16.4%로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친 동시간대 수목극 경쟁작들을 크게 앞섰습니다. 6회까지 방영된 ‘푸른 바다의 전설’은 시청률 15∼17% 수준을 오가고 있습니다. 다만 드라마 자체의 화제성면만 높고 보면 ‘푸른 바다의 전설’에 다소 떨어졌던 같은 SBS의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가뿐히 시청률 20%를 넘은 것과는 비교된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많은게 사실입니다. 특히 작가와 배우들의 ‘자기 복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나온 인어가 인간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김수현)과 여배우(전지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별그대’와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극중 이민호의 모습은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대동소이하고, 전지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론가들과 네티즌들 중엔 “전지현이나 이민호의 캐릭터가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대사도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진부한 느낌”이라고 꼬집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어 “이야기가 두 주인공에게만 너무 집중돼 있어 다른 배우들이 보이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힘만으로 극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했습니다. 또한 “남녀 주인공에게 동화될 수 있는 포인트가 별로 없다”거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다보니 드라마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세간의 평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전생 이야기’에 대한 쓴소리가 많은 편입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지금까지 방송된 에피소드 내내 전생 이야기로 드라마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성은 이전 내용이 빠르게 연결되지 않을 뿐더러 10분이 넘도록 전개되는 탓에 상대적으로 현생에서의 이야기는 짧아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불필요한 전생 이야기를 푸느라 정작 시청자들의, 특히 여성층, 최대 관심사인 현생 로맨스는 뒷전이다 는 평도 있습니다.


물론 2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인 만큼 확실한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초기 방송분만 놓고 보면 별그대의 ‘아우라’에 갇혀 있는,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초반부여서 평가하기가 애매하다. 악역인 마대영(성동일) 등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평론가도 있습니다.


주연배우들인 전지현과 이민호가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비주얼은 참으로 눈부십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또 다른 한축인, 어쩌면 가장 중요한, 스토리텔링 면에선 다소 아쉬운 점들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다만 드라마 자체가 가진 화제성과 배우들의 호연이 있고 여기에 향후 탄탄한 스토리와 편집만 어우러진다면 애초에 많은 이들이 가졌던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작가와 연출가의 분발이 조금 더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