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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폭락과 중국경제 위험 요인들

Chris7 2016. 1. 5. 09:45

중국 증시가 새해 첫날 거래에 폭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증시가 속수무책으로 무지면서 중국 당국은 사상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습니다. 4일 상하이 지수는 오후 1시40분(현지시간)께 3296.66포인트로 전장대비 6.85% 내린 상황에서 거래가 조기 중단됐습니다.

 

 

 

 

이날 상하이 지수는 오후 1시15분께 CSI 300 지수가 5.05% 낙폭을 기록하면서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5분 이후 다시 거래가 됐지만 낙폭이 7%를 넘어서는 등 폭락이 계속 이어졌고 이에 중국 당국은 10여 분 만에 2차 서킷브레이커를 작동시키면서 상하이, 선전 두 증시가 거래 마감시간 전에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지난 1월1일부터 공식 시행돼 사실상 이날 처음으로 작동됐습니다. 만약 대형주 중심인 CSI 300을 기준으로 5% 급락하거나 급등하면 15분간 거래를 중단되는 제도입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증시 폭락이 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대주주 매도 제한 종료에 따른 대규모 매도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 안팎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동발 불안 확산에 대한 불안 역시 증시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증시 폭락으로 다시금 야기된 중국 경제 위험 요인들이 새해 벽두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한 위험 요인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위안화 절하 가속화,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기업 도산 증가, 부동산 시장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 등이 꼽혔습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중국발 위기는 바로 이 나라 경제의 경착륙 우려입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성장률이 4%대 정도로 급격히 둔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블룸버그가 5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중간 전망치는 6.5%이며 최저치는 5.8%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지 않겠지만 작년에도 당국의 목표치(7%)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성장 둔화도 불가피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2분기 5.9%까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즈는 올해 3분기에 5.7%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4일 중국의 민간 기관이 발표한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48.2에 머무르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됐습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경기 위축을 시사하는 '50'을 10개월 연속 밑돌았습니다. 하위 지수 중 수출 신규주문이 51.6에서 47.8로 급락했습니다. 이는 대외 수요가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자본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불안을 촉발하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4일 역내에서의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5172위안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로 고시한 데다 중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에 이 나라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역외에서의 위안화 가치도 1% 이상 하락한 달러당 6.6329위안을 나타내 5년래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하 추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중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습니다. 실제로 작년 8월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는 자본유출 우려를 증폭시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바 있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외환보유액으로 위안화의 빠른 절하를 방어해왔지만,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줄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 유출이 초래될 경우 시장을 방어할 총탄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 3조4천380억달러로 2013년 2월 기록한 3조3천950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경우 중국이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달 29일 최소 2곳의 외국계 은행에 대해 3월 말까지 일부 국경 간 위안화 거래를 중단시켰습니다. 역내 외 환율차이를 이용한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당국의 외환 규제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시장 변동성이 증가해 중국발 금융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요인으로 꼽힙니다. 당장 자본 유출 증가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작년에 이어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어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전 세계 금융불안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증시 투자가 가능해진 데다 채권시장의 점진적 개방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은 빠르게 국제화되고 있습니다. 또 올해 6월께 중국 증시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선전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계하는 선강퉁이 올해 중 시행되는 등 자본시장 개방이 강화되면 중국 증시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작년 여름 중국 증시가 단기간에 30% 이상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 이어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가 또다시 6% 이상 떨어지면서 패닉 장세가 재현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국유기업 개혁을 포함해 공급 측면의 개혁을 강화하겠다고 선포하면서 기업들의 도산은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하게 부채를 쌓아온 한계기업들은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디폴트와 도산 증가는 중국 회사채 시장의 불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 도산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제금융센터의 이상원 연구원은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과잉생산 업종의 구조조정 등 공급 측면의 개혁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는 철강, 석탄, 시멘트 등의 부문에서 도산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금융부문의 부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를 웃도는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제조업 내 한계 기업들의 도산 증가로 부실채권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더블딥(이중침체; 경기 반등 후 다시 하강) 우려도 지적됐습니다.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더블딥에 직면할 경우 지방정부 부채, 은행 부실 등으로 파급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주택 거래량 증가율은 8월부터 크게 둔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7월 21.3% 증가했던 주택 거래량은 작년 11월 7.8%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부동산 경기 지수도 작년 11월 93.35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저점인 94.74를 밑돌고 있습니다. 노무라는 대도시인 1~2선 도시와 달리 3~4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내년 부동산 투자가 5% 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은 중국 성장의 1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둔화는 성장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업체들이 주택 경기 침체로 연쇄 도산에 빠질 경우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촉발할 주요 요인으로 부동산 가격이 15% 이상 절하되거나, 은행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100%를 웃돌거나 자본유출이 강화돼 위안화가 크게 절하될 경우 등을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