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선거의 해입니다. 4월13일 총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총선 후엔 본격적으로 대선레이스도 불이 붙기 시작할 것입니다. '데일리안'은 오는 4월 13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눈 여겨 볼만한 주요 이슈들을 전문가 4명(신율 명지대 교수, 김용철 부산대 교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키포인트는 '야권 연대'와 '여야 의석수 할당'이었습니다.
신 교수는 여야가 바뀌지 않는 것을 전제로 제1야당이 어디가 될 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 야당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현 제1야당의 자리를 신당에 내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총선에서 야권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1여다야' 구도로 치러진 13,14,15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절대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야권의 분열이 야권 전체적으로 보면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제1야당이 교체된다는 것은 (진보 진영의) 중도층을 다른 당이 흡수한다는 것인데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현실 가능한 복지'에 대한 논쟁이 중요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엄 소장도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젊은층과 무당층의 정치 냉소와 무관심을 흔들어 깨우면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여당의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야당이 이슈를 이끌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 밉보여 당청 갈등을 보이는 등 여당은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누리당 입장에서 야권의 분열에 리스크를 느껴야 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 교수는 안철수 신당은 크게 힘을 얻지 못하고 결국 총선 직전 야권 연대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1여다야' 구도로 가면 야권이 필패하지 않겠나. 서로 미워도 다시 한 번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 문재인 더민주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현재까지는 야권 연대는 없다는 쪽으로 말 하고 있지만 할 것이라고 본다"고 신 교수와는 다른 견해를 표했습니다. 그는 또 신 교수와는 달리 호남 지역에서 안철수 신당 쪽 인사와 천정배 신당 쪽 인사가 어느 정도 득표하는지가 곧 안 의원과 천 의원의 향후 입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교수는 "그들은 호남을 기반으로 차기 대권을 노릴 수도 있는 인물들인데 그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 사람들이 어느 쪽에 표를 밀어주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의 분석대로라면 호남 지역, 특히 광주에서 표를 많이 얻는 정당의 리더가 차기 대권을 향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최근 한 지역 언론을 통해 과반을 넘어 '180석 확보'의 압승을 자신했습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이에 합세했습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 현안을 힘 있게 풀어가고 국민 다수의 목소리를 제대로 국회에서 대변하기 위해서는 우리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획득)해야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의석수 180석'의 의미는 큽니다. 19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에 가로 막혀 '식물국회', '입법 마비국회'로 규정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해 전체 의석수 5분의 3 이상을 차지할 경우, 야당의 반대에도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 국회의원 300명 기준)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여당의 기대감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문화일보와 엠브레인이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26.9%를 기록, 새누리당 지지도 29.4%와 격차가 2.5%p 차이 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집권여당과 신당이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새누리당이 180석을 얻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입니다. 신 교수는 여당이 절대 과반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김 교수도 "야당이 분열된다고 해도 결국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며 "180석까지는 무리고 현재보다는 좀 더 늘어난 160~170석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이 생각보다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는 '집안 싸움'도 있습니다. 현재 여당의 일부 예비후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임을 자처하며 이른바 '진박 마케팅'을 펼치며 현역 의원들과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여론조사 조작 지침서 배포', '출마 선언문 표절', '황당 출마 선언문' 등으로 망신을 샀습니다. 자연스레 민심은 '진박'을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 김 소장은 "장관을 지냈고,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인물들도 인지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선거의 결과와는 별개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진실한 사람이라고 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당이 고전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엄 소장도 "대구의 어느 지역구에는 후보들이 10명이나 되는데 그 중 8명은 '배신의 정치'를 내세우며 진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예상대로 박 대통령을 활용해 유세하는 후보들이 모두 당선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결국 여당 내 친박(또는 진박)과 비박이 다투는 모양새가 특정 계파의 유불리를 넘어 새누리당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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