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를 향한 일본의 대권 경쟁이 서서히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대 라이벌로 꼽혀온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이 11월 24일 도쿄에서 해외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총리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장에는 세계 각국 특파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이시바 지방창생상은 아베 총리를 향해 ‘돌직구’부터 던졌습니다. 그는 “어느 정권도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정권이 바뀔 때를 준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자민당의 책임”이라며 자신이 9월에 파벌을 결성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가 이날 대놓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은 아베 총리가 이미 연임에 성공해 “당내에서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으로 분석 됩니다.
그는 또 “올해 안전보장법제를 충실하게 한 것에는 큰 의미가 있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식과 괴리가 있다”며 “아베노믹스 효과로 경제가 긴 침체에서 겨우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시바 지방창생상은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에게 앞서고도 국회의원만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역전패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이후 자민당 간사장을 맡아 각종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당내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잠재적 라이벌’인 그를 내각 각료로 끌어들여 발을 묶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후보로 나선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에는 출마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재선을 확정한 이후 곧바로 ‘스이게쓰카이(水月會)’라는 파벌을 결성했습니다. 현재 의원 20명이 참가해 자민당 8개 파벌 중 6번째입니다.
그는 돗토리 현 지사와 자치상겸 국가공안위원장을 지낸 이시바 지로의 장남으로 부친을 여읜 뒤인 1986년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드문 기독교 신자이기도 합니다. 예전 한 TV 프로그램의 토론에서 공개적으로 "태평양 전쟁은 침략 전쟁이며 대동아 공영권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다!" 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예전 아사히 신문의 "논좌"란 논평잡지에도 글을 종종 게제해서 보수 강경파를 대놓고 비판 했었다는데요. 현재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일본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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