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로 다시금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7년에 시상된 노벨평화상이 세상의 특별한 이목을 끌었는데요. 수상자는 앨 고어 미국 부통령과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였습니다. 수상 이유는 인간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기후변화 연구가 인류의 평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공인한 셈입니다.
하지만 IPCC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지 2년 후인 2009년 남세스러운 일을 당합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의 기후연구소 컴퓨터 서버가 해킹된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 회의론자들에 의해 수천 건의 전자우편과 문서가 유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졌습니다. 이른바 '기후 게이트(Climate Gate)'입니다. 이들은 공개된 문서를 통해 온난화가 인간에 의한 영향이라는 것이 과장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과 대학의 조사 결과 IPCC 연구자들이 인간에 의한 온난화 증거를 보태기 위해 일부 데이터를 자의적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IPCC가 신뢰에 타격을 입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IPCC는 또 노벨평화상 수상의 업적이 됐던 2007년 제4차 보고서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합니다. 오류를 인정한 예측은 '온난화로 인해 2035년까지 히말라야 빙하가 소멸될 수 있다'는 것. 조사 결과 '히말라야 동·중부 지역 빙하들이 놀라운 비율로 줄고 있으며 향후 40~50년 내 상당량이 녹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 인도 과학자의 인터뷰가 구체적인 예측으로 둔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1990년대 초반까지 미 항공우주국 NASA에서 기상 분야를 책임진 존 씨온 박사에 따르면 "산업혁명에 성공한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지구가 뜨거워져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해수면이 상승해 세계 주요 도시가 바다에 잠기고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논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데 3만 1,487명의 미국 과학자가 서명했다"라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는 탄소 배출 규제를 통해 일종의 돈을 거두기 위한 음모인 셈입니다. 존 씨온 박사는 또한 가장 대표적 증거로 멸종 위기에 빠졌다는 북극곰을 들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에스키모의 사냥 중단으로 현재 북극곰의 개체 수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남극 빙하를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기온 사이에는 알려진 것과 반대의 상관관계가 발견됐다고도 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기온이 오르는 게 아니라, 기온이 오르면서 바다에 녹았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이라는 건데요.
차가운 청량음료가 더운 곳에 나오면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상이변과 관련해서도 최근 20여 년의 기상 자료를 분석하면 기상이변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통신 수단이 발달해 기상재해의 피해가 금방 전파되었고, 경제규모가 커져 폭풍이나 가뭄, 홍수에 따른 피해액이 증가할 뿐 통계적으로 기상 이변의 추세는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기후 게이트 이후 '지구온난화 음모론'은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 음모론은 온난화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의 하나일 뿐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온난화 증거들은 모두 조작됐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기온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대부분 미국의 석유·석탄 업체의 지원을 받는 연구소·단체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완전히 신뢰할 게 못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후 변화 예측은 현대과학으로도 버거운 문제입니다. IPCC의 보고서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고, 음모론자들의 주장이 일부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많은 과학적 증거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대비하는 게 상책일 것입니다.
'이런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보유 주식 99% 기부결정 (0) | 2015.12.02 |
---|---|
‘포스트 아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차기총리 도전 선언 (0) | 2015.12.02 |
안희정 지사 안철수 의원 겨냥 "전당대회 뒤집으면 쿠데타" (0) | 2015.11.30 |
안철수 의원 ‘문안박 3자연대’ 거부, 혁신전당대회 역제안 (0) | 2015.11.30 |
그들을 IS가 아닌 ISIS 혹은 ISIL로 불러야 하는 이유 (0) | 201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