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변신이 날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전천후 스타들이 늘어가면서 더욱 도드라지는 현상입니다. 이 중 걸 그룹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해 스크린과 안방에서 맹활약하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띕니다. 이제는 아이돌 수식어를 떼고 연기자로 맹활약하는 유진이 주연으로 열연중인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가 시청률 고공행진 중입니다.
현재 중화권을 뒤흔드는 괴물 그룹 엑소. 이 그룹이 나오기까지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H.O.T가 있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H.O.T의 성공으로 이듬해 청순미를 강조한 여성 3인조 S.E.S를 내놓았습니다. 결과는 대박! S.E.S는 아이돌 황금 세대를 이끄는 선두 그룹으로 맹활약하며 핑클, 베이비복스 등과 함께 걸 그룹 전성시대를 지나왔습니다. 하지만 오래 갈 줄 알았던 아이돌 전성기가 서서히 저물면서 S.E.S도 자연스럽게 각자의 길을 가게 됐습니다. 유진은 걸 그룹 멤버에서 솔로 여가수로 변신했고, 결국 완전히 배우의 길로 방향을 틀게 됩니다.
학창시절부터 미모가 남달랐던 유진은 2002년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했으나 도드라지지 못했습니다. 이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원더풀 라이프’로 작품을 이어갔지만 아이돌 출신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녔습니다. 작품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아직은 배우로 인정받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그러던 중 만난 드라마가 ‘진짜 진짜 좋아해’입니다. 주말드라마인 데다 34부작으로 호흡이 길어 여주인공 유진의 연기력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요리사로 성장하는 강원도 시골 처녀 여봉순 역은 유진에게 맞춤옷 같았습니다. 서툰 사투리 연기는 매회 화제를 모았고, 시청자도 서서히 유진의 연기력에 몰입됐습니다.
‘아빠 셋 엄마 하나’와 ‘인연 만들기’를 통해 연기 경험을 쌓아가던 유진에게 운명적 작품이 나타났으니 바로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윤시윤의 출연작이자 당시 뮤지컬에서만 활동하던 주원이 활동 반경을 바꾼 드라마 데뷔작이었습니다. 그나마 연기 경험이 많은 건 유진이었습니다.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예들을 대폭 기용해 ‘제빵왕 김탁구’의 흥행을 예견하기 어려웠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극본에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초반 단숨에 30%를 넘더니 마지막회에는 50%까지 뛰어넘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최고 기록으로 초대박 드라마가 되었던 것입니다. 유진은 그동안 연기와 관련된 상이라고는 2002년 KBS 연기대상 인기상 달랑 하나였는데 이 작품으로 2010 KBS 연기대상 장편부문 여자우수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출연하는 작품마다 유진의 연기력은 안정세를 찾았고, 시청률 행운도 따라줬습니다. ‘KBS 드라마 스페셜’로 호흡 고르기를 하더니 만난 드라마가 ‘백년의 유산’이었습니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끌어줘야 하기에 자극적인 요소가 강했습니다. 첫 회부터 막장 논란에 시달려야 했지만 시청률이 따라줬습니다. 초반 10%로 시작했던 ‘백년의 유산’은 마지막 회 때 2배 이상 상승하면서 30% 가까운 성적을 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백년의 유산’까지 높은 시청률을 연이어 내면서 유진은 배우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을 하게 이릅니다.
유진의 연기는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더욱 깊어졌습니다. 지난 2011년 배우 기태영과 결혼한 유진은 올해 초 딸을 출산하면서 배우라는 이름 앞에 엄마라는 타이틀도 얻었습니다. 출산 직후 선택한 작품이 현재 방영 중인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입니다. 애증이 섞인 모녀의 이야기가 골자인 이번 작품에서 유진은 딸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뒤 마음을 이해하게 돼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유진의 말처럼 대사마다 진한 감정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유진은 가수에서 배우로 인생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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