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삼시세끼 어촌편2'의 참된 의미 보여준 유해진

Chris7 2015. 11. 19. 12:38

수많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속에서도 특별한 프로그램 하나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삼시세끼’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많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삼시세끼'에는 재미를 일부러 만들어내기 위한 미션이나 게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삼시세끼 정선편'의 이서진과 옥택연, 김광규, 그리고 '삼시세끼 어촌편'의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 등 출연진과 모든 게스트들은 오직 제목 그대로 '삼시세끼'를 만들어먹는 모습을 통해 있는 그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13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어촌편2'에서 유해진이 보여준 모습은 '삼시세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목적과 참된 의미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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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송된 '삼시세끼 어촌편2'에서 유해진은 점심을 먹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습니다. 그가 향한 곳은 바로 이틀째 단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재도의 수도공사 현장.

 

 

목포에서 배로 여섯 시간이 걸리는 작고 외딴 섬인 만재도는 식수로 쓸 하천도 없고 지하수도 부족하기에 식수를 바닷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물론 짠 바닷물을 그냥 쓰는 것은 아니고, 깊은 바닷속에서 맑은 바닷물을 끌어올려 소금기를 빼는 담수화 작업을 거친 뒤 이 물을 만재도 주민들에게 수도관을 통해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날 유해진이 점심을 먹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급하게 달려간 곳은 바로 만재도의 식수원이라 할 수 있는 바닷물 펌프를 교체하는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이었습니다. 주민의 숫자도 적고 이런 현장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청장년층은 더더욱 적은 만재도의 특성 상 비교적 젊은 편인 유해진이 기꺼이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에 달려가 힘을 보탠 것입니다.

 

 

그런데 유해진이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에 달려가 일손을 거든 것은 제작진이 부여한 미션 같은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유해진이 자전거를 타고 갈 때만 해도 제작진은 그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 뒤를 따라가기 급급했습니다.

 

 

유해진은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에서 정말 자기 일처럼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일을 했습니다.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직접 나서서 일손을 거들며 만재도의 진짜 주민이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유해진은 이에 대해 "단수가 완전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되진 않더라고요. 우리의 일인 것 같아요"라며, "잠깐 만재도에 있지만 이웃이란 그런 느낌이 생기는 거죠. 좋았어요 그 시간이"라며 팔을 걷어붙이고 일손을 거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물론 안방에서 TV로 '삼시세끼 어촌편2'를 보는 시청자들은 이 사건에 얽힌 사연을 정확하게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제작진이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 유해진에게 가서 일손을 거드는 모습을 연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도 그 역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심은 인터뷰를 하는 유해진의 진심어린 눈빛을 보는 순간 사라졌습니다. 거칠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순박하고 조용한 유해진 배우의 성격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만재도에서 벌어진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에서 유해진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이면 그럴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

 


 

 

수도 시스템 정비 현장만큼은 아니지만, '삼시세끼 어촌편'에 대해, 그리고 만재도에 대한 유해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던 장면이 이날 방송에선 하나 더 있었습니다. 유해진이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사연을 보내서 만재도에서 차승원, 손호준, 이진욱과 함께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있다며 사연을 보낸 것입니다.

 

 

평소 라디오, 그 중에서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겨 듣는다는 유해진은 만재도에서의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기 위해 직접 사연을 보냈고, 마돈나의 'La Isla Bonita'를 신청곡으로 부탁했습니다. 유해진의 사연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깜짝 놀라는 차승원과 이진욱의 모습은 정해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여타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별화된 순간이었습니다.

 

 

'삼시세끼'는 특별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미션도 게임도 없지만 소소하게 주변에서 식재료를 구해 제목 그대로 삼시세끼를 차려 먹고 농사짓고 낚시하고, 더 나아가 인위적인 그것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만들어냅니다. '연예인‘이 잠깐 촬영을 하고 가지만 그 순간만큼은 '연예인'이 아닌 진짜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을 보여주는 것. 예능 경험이 전무했던 유해진은 지금 그 누구보다도 '삼시세끼'가 가지는 의미를 잘 이해하고 또 제작진이 기대하던 이상의 새로운 의미를 '삼시세끼'에서, 그리고 만재도에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