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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 이준석에 일침 “박근혜 탄핵 때 연상, 성숙해 돌아오시라”

Chris7 2022. 8. 7. 08:13

여의도 중앙정치권에서 벗어나 '보수의 심장'으로 하방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중앙 정치에 다시 훈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홍 시장은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뒷받침이 되어야 할 여당이 계속해서 분열하자 쓴소리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이은 홍 시장의 '직언'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홍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중앙정치에 회초리를 들고 있습니다. 대구로 '하방'했지만,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수 사이다'로 통했던 만큼 훈수는 멈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홍 시장은 자신이 개설한 청년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청년의꿈'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소신을 밝히고 있습니다. 홍 시장이 올린 게시물을 살펴보면 중앙 정치와 관련된 글들이 대다수입니다.

 

 

 

 

홍 시장의 직언은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됐습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이준석 대표 윤리위 징계', '국민의힘 내홍'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홍 시장의 훈수는 여름휴가를 보내는 중에도 계속됐습니다. 지난 1일 휴가를 떠난 홍 시장은 끊임없이 당 내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대해 "왜 자꾸 꼼수로 돌파하려고 하는지 안타깝다""이준석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까지 혼란으로 밀어 넣어서야 되겠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날인 3일 덕유산 설천봉 정상에 오른 홍 시장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사진 한 장을 첨부하며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요즘 우리 당 같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해바라기밭으로 보이는 곳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나라도 당도 이랬으면"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홍 시장은 5일 돌연 이 대표를 향해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라"며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장외에서 계속 설전을 펼치는 이 대표의 태도에 '중재'하기 어렵다며 비판한 것입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당하고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이미 이준석 대표는 정치적으로 당 대표 복귀가 어렵게 되었다. 자중하시고 사법절차에만 전념하시라고 그렇게도 말씀드렸건만 그걸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당 대표쯤 되면 나 하나의 안위보다는 정권과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거늘 지금 하시는 모습은 막장정치로 가자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좀 더 성숙해 돌아오십시오. 그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앞서 4일 이준석 대표는 "요즘 들어 명예로운 결말 이야기 하는 분들에게 저는 항상 후회 없는 결말을 이야기한다""5년이나 남았기에 개인 이준석이 피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임기 5년이 남은 윤석열 정부와 현 여권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바로 잡아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전환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표는 "그리고 그 후회 없는 결말이 결과적으로 명예롭기도 하고 당과 국가에 건전한 경종을 울리는 결말이었으면 하는 기대도 한다"면서 "2015년에 비겁했던 그들은 2022년에도 비겁했다. 그 비겁함이 다시 한 번 당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언급한 '2015년 비겁함'은 과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축출 과정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유 원내대표는 2015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박근혜 정부를 정조준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격노했고 6월 국무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발언을 '배신의 정치'로 규정했습니다. 결국 당내외 압박에 유 원내대표는 7월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습니다.

 

한편 위와 같은 홍 시장의 행보에 대해 '전략적'이라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홍 시장의 메시지를 보면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동시 중앙 정치에 쓴소리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원장은 이날 한 매채와의 통화에서 "홍 시장의 쓴소리를 '대권행보'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한 번 이상 대권에 도전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대선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말했습니다. 최 원장은 "홍 시장이 최근 윤 대통령과 관련 우호적인 멘트를 많이 하는 데 용이한 행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윤 정부를 보호하고 방어해주는 발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도·보수층을 포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홍 시장의 발언은 여당과 정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홍 시장과 관련해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인 젠더 갈라치기의 원조는 홍 시장이다 라며 그를 비판하는 한편 당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하며 획득한 국회의원직을 내 팽개치고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점 또한 꼬집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