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중국 시진핑 3연임 ‘1인 천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6명 모두 ‘시자쥔’

Chris7 2022. 10. 24. 10:0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총서기직 3연임을 확정한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는 예상대로 시 주석 ‘1인 천하의 개막을 알리는 무대였습니다. 시 주석의 출신 배경이 된 태자당(혁명 원로 자녀 그룹)과 함께 공산당 내 3대 계파를 구성했던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단)과 상하이방 출신 인사들이 모두 지도부에서 퇴출되고 그 빈자리는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그의 측근들이 점령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당장(당헌) 개정으로 당의 핵심으로서 자신의 지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23일 오전 1중전회에서 당 지도부 선출이 끝난 후 여유 있는 표정으로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단상에 섰다. 그는 이어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 딩쉐샹, 리시 등 자신의 집권 3기 새로운 지도부로 선출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6명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했습니다. 이들이 호명된 순서는 당내 서열을 의미합니다.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는 시 주석 집권 2기를 함께한 측근 인사들이고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를 비롯해 이번에 새롭게 당 최고 지도부에 진입한 4명은 시자쥔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입니다.

 

시 주석의 심복으로 알려진 리창 서기는 일순간에 당내 서열 2위로 등극해 내년 3월 차기 국무원 총리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입니다. 부총리를 거치지 않은 그가 차기 총리에 내정된 것도 관례를 깨는 파격적 인사입니다. 기존 관례를 지키기 위해 조만간 리 서기가 부총리에 임명된 뒤 내년 3월 총리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차이치 베이징시 당 서기는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지만 상무위원 후보군에서 다소 후순위에 있던 인물로 예상을 깨고 당내 서열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이날 1중전회에서 당 중앙서기처 서기로 선임됐습니다. 또 이날 마지막에 호명된 리시 광둥성 당 서기는 넓은 범위에서 시자쥔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이날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 임명됐습니다. 당내 권력 서열에 따라 자오러지 서기와 왕후닝 서기는 내년 3월 각각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고,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은 상무부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위원 24명 중에는 이들 외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 부장과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리훙쭝 톈진시 서기 등 시 주석 측근 인사들이 상당수 유임됐습니다. 중앙정치국 위원에 여성은 1명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유일한 여성 위원이었던 쑨춘란 부총리(72)는 은퇴할 예정이며 그를 이어 새롭게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임명된 여성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로써 중국 정치권의 여성 차별과 유리 천장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입니다. 당 중앙위원회 물갈이 비율은 3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 명보는 2320기 중앙위원 최구성원 205명 중 약 65%133명이 신규 선출된 인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201719차 당 대회 때의 62%, 201218차 당 대회 때의 56%에 비해 높은 수치입니다.

 

 

 

 

이번 시진핑 3지도부 개편은 여러 면에서 당의 관례와 전통을 깬 것으로 평가됩니다. 올해 69세인 시 주석이 3연임을 하며 ‘78(67세 유임, 68세 퇴임)’ 관례를 깼기 때문에 지도부 인선에서도 이 기준은 큰 의미를 갖지 않았습니다. 집권 2기 지도부 중에서는 올해 68세 이상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상무부총리의 퇴임은 예견됐던 것이지만, 올해 67세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정협 주석은 유임이 가능한 나이임에도 완전히 물러났습니다. 반면 올해 72세인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69세인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퇴임 연령을 넘겼음에도 중앙정치국 위원에 유임되거나 새롭게 선임됐습니다.

 

결국 이 같은 관례 파괴와 파격적 인사는 시 주석의 당내 장악력을 강화하고 절대 권력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 시 주석과 계파색이 다른 인물들은 모두 배제됐습니다. 내년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리 총리는 물론이고 한때 차기 총리로 유력히 거론됐던 왕양 주석과 후춘화 부총리 등 공청단 출신 인사들은 모두 새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후 부총리는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중앙위원에 선출돼 마지막까지 정치국 상무위원 선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국 정치국 위원 24명에도 선출되지 못했습니다. 상하이방 출신으로 분류되는 한정 상무부총리가 물러난 것까지 포함하면 당내 다른 계파는 사실상 모두 와해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도부 안에 시 주석의 비호 세력만 남게 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후 부총리를 향후 국가부주석 자리에 앉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시 주석은 당내 견제 세력이 될 수 있는 다른 계파를 모두 퇴출시켰을 뿐 아니라 당장 개정이라는 상징적인 조치로 자신의 위상과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전날 폐막한 당 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당장 개정안에는 당 핵심으로서 시 주석의 지위 확립과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의미하는 두 개의 확립과 시 주석의 핵심 지위 및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의 두 개의 수호라는 용어가 들어갔습니다. 집중통일영도는 형식상으로 유지되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심의 집단지도체제 하에서도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의 지위를 특별히 강조하는 표현으로 평가됩니다. 또 이번 당 대회에서는 유력 인사와 당 대회 대표들이 시 주석을 인민영수로 칭하며 그를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편 22일 열린 중국공산당(중공) 20차 당 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80) 전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행사 도중 진행 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퇴장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퇴장은 이날 오전 1110(현지시간) 20기 중앙위원 선출을 마친 뒤 내외신 기자의 폐막식장 입장이 허용된 직후 벌어졌습니다. 후진타오는 옆자리의 시진핑과 상무위원 리잔수, 왕후닝과 몇 마디 나눈 뒤 진행 요원의 부축을 받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가 시진핑과 리커창(67) 총리를 팔로 건드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이날 인사와 당헌법(당장) 개정을 통해 1인 독주 체제를 확립한 시진핑(69) 중공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당 원로의 간섭을 막기 위한 경고차원에서 후진타오를 강제로 퇴장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사가 영문 트위터를 통해 후의 건강이 원인이라는 해명을 내놔 이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