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42·민주) 연방 하원의원이 한국계로는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이 미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입니다. 미 동부지역 전체를 통틀어서도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젊은 나이에 3선 하원의원을 지낸 김 의원은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미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뉴저지주는 지난 1972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줄곧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큰 이변이 없는 한 김 의원의 상원 진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일찍부터 나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뉴저지 출신인 현역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다음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격적으로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민 2세인 김 의원의 부친 김정한 씨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친 유전공학자로서 암과 알츠하이머 치료에 평생을 바친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호사였던 모친은 다른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시키기 위해 아들에게 병원 자원봉사를 시켰다고 합니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원의원직을 맡을 준비를 하면서 이 순간을 최고의 겸손함을 가지고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상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명 중 약 2천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고, 재미교포 역사 120여년 만에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 "아직 역사에 쓰이지 않은 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정치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태의연함은 끝났다"라며 "우리는 단순히 선거 캠페인을 펼친 게 아니라 망가진 정치를 고치는 운동을 만들어냈다. 선거일은 결승선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당선인은 뉴저지주 체리힐의 호텔을 당선 소감 발표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5살 때 뉴저지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몇 주간 이 호텔에서 지냈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 중 일부는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늘 밤 이 호텔에, 이 자리에 서고 싶었다"며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나와 같은 한 소년에게 꿈을 꿀 기회를 준 이 주(州)에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한인 이민자 1세대 부모 밑에 태어난 김 의원은 이후 뉴저지 남부 지역에서 자랐습니다.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국가 안보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습니다. 특히 중동 안보 전문가로 손꼽힙니다. 2009년 국무부에 들어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 사령관 참모를 거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이어 국방부와 국무부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며 외교 정책과 안보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다졌습니다.
2018년 처음 뉴저지 3선거구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 의원은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습니다. 김 의원은 안보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국방과 국제 관계에 대해 주요 목소리를 내는 인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김 의원은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입법 활동에 참여하며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는 결의안을 동료 의원들과 함께 발의했고,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가 매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되도록 하는 데 힘쓴 것이 대표적입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꾸준히 지지하면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접근법을 옹호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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